-日가전·대만반도체 휘청…느슨해진 긴장감 관건
[뉴스핌=배군득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보이며 시장을 잠식하면서 기대감과 동시에 긴장감이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2010년 이건희 회장 복귀 후 가파른 상승곡선으로 삼성전자의 대부분 주력 산업이 글로벌 1위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경쟁자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경쟁은 스마트폰에서 애플 외에 큰 위기감 없는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다. 이미 TV와 가전,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2위 그룹과 멀찌감치 떨어져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1위 제품은 모두 12개 품목으로 대부분 20~40% 가까운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 제품군에서 많게는 10개 업체가 경쟁하는 체제를 감안할 때 확실한 사업군에서 사실상 독주를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각종 리서치 전문회사에서 분석한 삼성전자 글로벌 1위 제품 현황 및 점유율. <자료=삼성전자> |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점유율 상승이 경쟁사들의 부진이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TV와 가전의 경우 1990년과 2000년 초반을 주름잡던 일본 업체들의 몰락이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소니의 경우 지난해부터 감산과 감원, 지분매각 등을 통해 회사 생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파나소닉과 올림푸스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1월 미국소비가전전시회(CES)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첨단 OLED 스마트TV를 선보였지만 일본 업체들은 여전히 LCD 제품으로 승부하며 시대적 트랜드에 부합하는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당시 이건희 회장도 "일본은 내가 이런 얘기를 해선 좀 안되겠지만 너무 앞선 나라였기 때문에 (지금은) 힘이 좀 빠져 버린 것 같고, 중국은 젊은 나라지만 열심히는 따라오고 있지만, 아직 한국을 쫓아오기에는 시간이 좀 걸리겠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도체 부문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경우 글로벌 시장의 66.5%를 잠식하고 있다. 대만과 일본 메모리반도체는 5년간의 치킨게임에서 삼성전자에 무릎을 꿇으며 좀처럼 회생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스마트폰도 애플을 제외하고 노키아, 모토로라 등 글로벌 강자들이 무너지면서 삼성전자와 경쟁하기에는 버거운 모습이다.
그러나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삼성전자지만 경영진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내부의 적으로 불리는 긴장감 결여와 현실안주가 언제 고개를 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전자, IT 업종에서 삼성전자를 견제할 만한 강력한 경쟁자가 출현해야 삼성전자의 성장을 높일 수 있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이같은 업계의 우려를 인식한 듯 올해 초부터 창의력과 상상력에 대한 주문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삼성전자 핵심 사장단을 대상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견학을 직접 지시할 정도로 신사업 발굴과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이건희 회장이 수차례 창의력과 상상력을 계열사 사장단에게 지시했고,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부회장) 역시 취임사에서 창의력을 강조하며 긴장감이 느슨해질 수 있는 상황을 경계하고 나섰다.
권 대표는 "삼성전자는 진정한 글로벌 톱 기업을 향한 분기점에 서 있다"며 "머뭇거리거나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과 혁신을 통해 창조적 기업으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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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