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부회장의 '침묵', 정공법 대결 시사
[뉴스핌=장순환 기자] 글로벌 ICT인들의 관심이 쏠렸던 삼성전자 CEO 최지성 부회장과 애플 CEO 팀쿡의 만남이 양측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나면서 세기의 대결이라 불리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팀쿡과 협상을 마치고 김포공항에 저녁늦게 도착한 최지성 부회장은 입국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소송절차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말도록 명령받았다"며 "궁금하시겠지만 일절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설명>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이 애플과의 특허 협상을 마치고 입국 하면서 협상 결과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최지성 부회장의 '침묵'은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그동안 특허소송에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수 없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기본적인 방침이었고 양측의 협상 결과가 소득 없이 끝났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후 였기 때문이다.
또한, 판사의 명령이라는 해명이 있었지만, 협상에서 큰 소득이 없었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할 이야기가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7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허소송에 관해서는 이미 수없이 공식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해왔다"며 "최 부회장이 입국장에서 노코멘트로 일관한 것은 지금까지 기본 입장과 변화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틀간 벌인 협상에서 삼성전자는 3G 통신 기술, 애플은 디자인 도용에 관한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이번 특허소송은 합의에 의한 해결보다는 장기간의 법정 싸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협상과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데 반해 애플은 성명을 발표하며 소송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애플의 크리스틴 휴겟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애플은 뻔뻔한 도용(카피)에 대항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과 무관한 한 지적재산권 담당 변호사는 "이번 소송이 여기서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이번 협상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오는 7월 30일 미국을 시작으로 현재 특허소송이 진행 중인 9개국 13개 법원의 본안심리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미국 법원이 양측의 협상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만큼 '추가 협상'의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애플 CEO 팀쿡이 스티브 잡스보다 소송에 대해서 강경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합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분석이다.
팀쿡은 한 외신과의 만남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한 소송은 잡스가 선호하는 방법으로 우리는 이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해왔다"며 "안드로이드를 이길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출국했던 무선사업부장 신종균 사장은 애플과 협상을 마치고 북미 시장 점검차 당분간 현지에 머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 북미에 출시 예정인 갤럭시S3 현지 분위기 파악과 애플 특허소송에 대한 전략 마련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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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장순환 기자 (circlejang@newspi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