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기석 기자] 외환금융 및 자본시장에 유로존 리스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4월 중순 이후 스페인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다시 불안요인이 커진 가운데 그리스의 연정 실패에 이어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리스크 확산을 기폭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외환금융시장에서는 유로/달러가 1.30선이 붕괴된 가운데 하락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국내외 주식시장 역시 안전자산선호, 리스크 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아흐레만에 1140원선을 넘어섰고,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엿새동안 지속되면서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도 프랑스 대선 이후의 대외 불확실성 확산 여부와 함께 외환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이 강화되고 있다.
◆ 재정부 유로존 리스크 확산 주시, 시장 모니터링 강화
9일 기획재정부의 고위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유로존 위험도가 커지는 모습”이라며 “스페인에 대한 신용등급 하락 이후 그리스 연정 실패, 프랑스 정권교체에 따른 올랭도 효과가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유로존의 정치권력이 바뀌면서 기존의 정책노선에 일정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그렇지만 유로존이 재정위기에 맞닥뜨린 상태여서 정치세력의 변화가 있지만 큰 틀의 위기해법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파는 것은 이전에는 한국이 불안해서 팔았다면 지지금은 유로존 불안에 따른 디레버리징으로 봐야할 것”이라며 “한국의 경제여건이 다른 나라보다 나쁘지 않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유로존의 재정위기는 이전부터 장기적인 문제로 봐 왔지만 4월 하순 이후 5월 들어 촉발되는 불안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며 “시장도 이전 같은 패닉 상태에 처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사태 추이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을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원/달러 환율 1140원 상향 돌파, 외국인 주식 순매도 강화
이날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140.40으로 전날보다 4.80원 상승하며 마감, 지난 4월 25일 1141.30원 이래 아흐레만에 1140원대로 올라섰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1950.29로 전날보다 16.72포인트, 0.85% 하락하며 마감했고, 외국인들은 엿새째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3445억원을 순매도, 지난 2일 이래 엿새째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은 프랑스 대선 결과가 발표된 7일 이후 1조원 이상으로 순매도를 늘렸다. 외국인은 지난 7일 4425억원, 8일 3232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그 전인 4일에는 965억원, 3일에는 1327억원, 그리고 2일에는 1319억원을 순매도한 바 있다.
외국인들의 순매도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는 프랑스의 대선 이후 유로존의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HMC투자증권의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가 사흘간 1조원을 훨씬 넘어서는 등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프랑스 대선 결과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하순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IMF 재원확충 규모가 4000억달러를 훌쩍 넘으며 긍정적인 마인드가 커졌지만 스페인에 대한 신용등급 하락과 함께 5월 들어 그리스 연정 무산과 프랑스 대선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프랑스 대선에서 좌파인 올랭드가 당선되면서 향후 유로존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해법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시장은 기존의 위기해법이 포기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어 이영원 팀장은 “4월 중순 이후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살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5월 이후에는 유로존 불안요인이 등장하고 프랑스 대선에서 좌파가 승리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국면”이라며 “유로존 리스크는 프랑스의 정책노선이 결정되고 시장을 안심시킬 합의가 나올 때까지 전전긍긍의 시간을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 유로 약세, 유로/달러 1.30선 붕괴, 프랑스 정책노선이 관건
이런 상황에서 유로/달러가 1.3250선에서 연이어 하락하면서 1.3000선이 붕괴되는 등 유로존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에 유로화 회피현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 등으로 일부 달러 매도가 있지만 유로/달러는 하락쪽으로 추세가 기울었다는 전망이다.
이제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프랑스의 정권 교체 이후 내각 구성과 정책 기조의 구체화, 그리고 유로존을 이끄는 쌍두마차인 독일과 프랑스간의 신재정협약 수정 등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프랑스 대선 이후 유로/달러가 하락변동성이 커졌고 드디어 1.30선이 무너졌다”며 “국내 외환시장 역시 유로화의 방향과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에 영향을 받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1140원대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딜러는 “외환당국에서도 시장상황을 주시하면서 일부 1140원 이상으로 튈 경우 다소 누그러뜨리는 매도개입을 하고 있지 않느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당국이나 시장 모두 아직 사태의 전개 상황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원/달러 환율은 전고점이 1145원선으로 수급상 아직까지 급등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렇지만 유로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고 유로화 약세가 강해지고 있어 긴박하게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고 경계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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