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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아세안+3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성명서

기사입력 : 2012년05월03일 18:00

최종수정 : 2012년05월03일 16:35

[뉴스핌=한기진 기자] 제15차 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공동성명서

I. 머릿말

1. ASEAN 국가들과 중국, 일본, 한국 (이상 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캄보디아 재무장관 Keat Chhon과 한국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을 공동의장으로 하여 제15차 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를 개최하였음. 금번 회의는 역내 금융협력을 증진하고 중앙은행총재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최초로 중앙은행총재들도 참석하였음. 아시아 개발은행(ADB) 총재와 ASEAN+3 거시경제 감시기구(AMRO) director, ASEAN 사무국 부총재도 회의에 참석하였음.

2. 우리는 최근 세계 및 역내 경제의 동향과 정책 대응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였음. 우리는 지난 장관회의 이후에 있었던 CMIM, AMRO, ABMI, RG, 미래중점과제 분야의 진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역내 금융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음.

3. 우리는 금번 회의에서 CMIM 규모 2배 확대, 위기예방 프로그램 도입 등 ‘CMIM 효과성 제고방안’과 ABMI의 ‘New Roadmap+’ 채택에 대한 합의 도출을 역내 금융 안전망 강화와 역내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있어 중요한 진전으로 확신함.

Ⅱ. 역내 경제 및 금융의 발전 현황

4. 우리는 세계 금융시장의 높아진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역내 경제가 지금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함. 이는 견조한(robust) 역내 내수와 역내 금융기관의 효율적인 중개 역할에 기인하는 것임.

5. 우리는 2012년 역내 경제성장의 하방위험이 잠재되어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 유로존의 재정위기 해결이 지연되면서 교역과 금융 채널을 통해 역내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으며, 특히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임. 또한 우리는 역내 교역과 금융시장으로 연계되어 있는 ASEAN+3 경제의 특성과 단기 자본흐름의 변동성 증가에 대해서도 주지하고 있음.

6.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이 미칠 영향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고 적절한 거시경제정책을 추진하고 역내 교역과 투자를 촉진하면서 AMRO, IMF, ADB와의 효율적인 협력을 통해 역내 금융안전망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결정하였음.
[Chiang Mai Initiative Mutilateralization (CMIM)]

7.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지역 금융안전망의 일부인 CMIM을 강화하자는 데 동의하고, 만장일치로 다음과 같이 합의함.

  ⅰ) CMIM 총 규모를 1,200억불에서 2,400억불로 확대

  ⅱ) IMF 비연계비중을 금년에 30%까지 확대하고, 제반 여건이 충족되면 ‘14년에 40%로 추가확대여부를 검토

  ⅲ) 만기와 총 지원기간을 늘리되 IMF 연계비중의 경우는 만기를 현행 90일에서 1년으로, 지원기간은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며, IMF 비연계비중의 경우는 만기를 현행 90일에서 6개월로, 지원기간은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확대

  ⅳ) 위기예방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명칭을 “CMIM 예방적 지원제도(CMIM Precautionary Line)"로 설정

    * 보다 자세한 사항은 12쪽 “영문 공동성명서 <Annex 1>”을 참고

8. 우리는 감시, 금융안전망 및 역량발전 분야에서 IMF와의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임.

9. 우리는 동 합의내용 반영을 위해 현행 CMIM 협정문과 운영가이드라인을 금년 11월 ASEAN+3 재무차관․중앙은행부총재회의시까지 개정할 것을 Deputies에게 지시함.

[ASEAN+3 Macroeconomic Research Office (AMRO)]

10. 우리는 AMRO가 독립된 역내 감시기구로서의 기능이 강화될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였음. 이는 역내 경제에 대한 효율적 감시와 분석, 위기요인의 조기발견과 해결방안의 신속한 실행 그리고 CMIM의 효율적인 의사결정에 기여할 것임. 우리는 지난 일년간 AMRO가 기본적인 규칙 확립, 파견제도 시작, 국제금융기구와의 협력관계 조성 등 조직기틀을 다진 것을 매우 높게 평가함. 또한 우리는 AMRO가 정기적인 역내 및 국가별 감시보고서 제출, 8개 회원국에 대한 국가 컨설팅 실시, 여러 국가와의 우호적인 관계 조성 등 감시 활동이 성공적으로 시작된 것에 매우 고무되었음. 아울러 우리는 2013년까지 지속적으로 AMRO의 조직역량이 강화되기를 기대함.

11. 우리는 강화된 CMIM 체제하에서도 AMRO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Deputies에게 다음 11월 재무차관․중앙은행 부총재 회의까지 AMRO의 조직역량 강화방안을 모색할 것을 지시하였음. 우리는 AMRO가 ADB, IMF, 세계은행 등 적절한 국제기구와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도록 하였으며, Deputies에게 AMRO를 국제기구화하는 준비를 가속화하도록 지시하였음.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AMRO가 구체적인 시간계획을 포함한 작업계획을 마련하고 싱가포르와 함께 조약 초안을 마련하도록 한 Deputies의 결정을 지지함. 아울러 우리는 소재지 국가(Host Country)의 책임을 명확히 정의하기 위한 AMRO와 싱가포르간 MOU 체결의 중요성도 강조하였음. 우리는 예산 및 유동성 지원, 회원국가의 정보보호, 직원들의 고용 절차 간소화 등 AMRO가 감시기구로써 임무를 수행하는데 필수적인 사항들을 지원하겠다는 싱가포르의 약속을 환영함.
[Asian Bond Markets Intiatives (ABMI)]

12. 우리는 2003년 ABMI 출범 이후 ABMI가 역내 채권시장의 규모를 확대하고 채권발행자 및 채권 종류를 다변화하는데 충분한 역할을 했다고 인정했음. 또한, 그간 ABMI는 역내 저축을 역내 투자에 활용하여 역내 채권시장의 효율성과 유동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함. 다만, 우리는 아직 남아있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역내에서 또 다른 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역내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ABMI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함.

13. 우리는 ABMI가 출범 10년이 되는 해를 맞이하여, ADB와의 협력을 통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모멘텀을 이어나가기 위해 기존 Roadmap을 수정․보완한 New Roadmap+ 채택에 합의함. 우리는 3가지 기본 원칙에 따른 9개 우선순위 과제를 선정하였으며 세부 내용은 14쪽 “영문 공동성명서 <Annex 2>”에 담겨있음.

   ⅰ) 역내신용보증투자기구(CGIF) 신용보증 개시
   ⅱ) 역내 인프라 파이낸싱 발전 (e.g. 라오스-태국 인프라 채권 발행)
   ⅲ) 기관투자자 투자환경 조성 및 ABMI 정보 공유
   ⅳ) ABMF 활동 강화
   ⅴ) 역내증권결제기구(RSI) 설립 가속화

   ⅵ) 국채시장 심화발전
   ⅶ) 소비자 및 중소기업 자금조달의 용이성 제고   ⅷ) 역내 신용평가 시스템 강화

   ⅸ) 금융이해도 제고

14. CGIF와 관련하여, 우리는 CGIF가 신용보증 업무를 위해 그간 준비작업이 잘 마무리된 것을 환영하며 조속한 시일내에 신용보증 성과가 도출되길 기대함. 우리는 ABMF가 역내 국경간 채권발행과 투자를 목적으로 발행한 “ASEAN+3 마켓 가이드”의 첫 번째 출판을 기쁘게 생각함. 또한 우리는 파일럿 프로젝트로서 ADB채권의 도쿄 프로본드 마켓 상장,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증권화 프로그램 추진, ACRAA와의 협력 강화 등 진전을 환영함. 그리고 우리는 역내 증권결제기구인 RSI 설립과 관련된 법적․제도적 타당성 재평가에 대한 진전을 인지함. 우리는 RSI설립에 대한 진전된 논의를 권장하며 현재 추진중인 RSI 사업타당성 재평가 연구도 올해 안에 잘 완료되길 기대함.

15. 우리는 ABMI TF들이 합의된 과제들을 추진할 수 있도록 작업계획 마련, 구체적인 성과물 도출 등을 통해 New Roadmap+를 이행할 것을 권고하였음.

16. 우리는 5.4일 마닐라에서 개최되는 ABMI 10주년 기념세미나를 환영하며, 그간 ABMI 성과를 점검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에 따른 ABMI 역할에 대한 민간의 견해를 청취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함.

[ASEAN+3 Research Group (RG)]

17. 우리는 리서치 그룹이 2011년/2012년에 수행한 동아시아의 원자재 가격 변동성 관리, ASEAN+3 지역의 금융시스템에서 은행의 역할과 기능, 글로벌 금융안전망 내에서 지역 금융안전망의 역할 등 3가지 연구과제 수행에 노력했음을 인정하고 2012년/2013년 연구주제로 신용평가 기관에 대한 국제적 논의 동향과 ASEAN+3 지역의 신용평가기능 강화를 위한 인프라 강화방안을 승인하였음. 또한 우리는 연구자들의 참여와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RG 프로세스의 개선을 환영함.

[Future Priorities of ASEAN+3 Financial Cooperation]

18. 우리는 향후 ASEAN+3 금융협력이 가능한 3가지 분야 - i) 인프라 재원조달, ii) 재난보험, iii) 역내무역 결제시 자국통화 활용 - 각각에 대한 초기 연구결과를 인정하였음. 우리는 이들 과제들이 역내 경제성장과 지속가능성에 있어 중요한 과제임을 인식하였음. 이에 우리는 Deputies에게 초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경우 아시아개발은행과 세계은행의 도움을 받아 심도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구체적인 정책 권고안 마련을 추진하도록 지시하였음.

IV. 맺음말

19. 우리는 2012년 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프로세스의 공동의장으로서 훌륭하게 역할을 수행해준 캄보디아와 한국 정부에 감사하고, 주최국인 필리핀 정부의 환대에도 감사드림.

20. 우리는 2013년 인도 뉴델리에서 만나기로 했으며, 2013년에는 브루나이와 중국이 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프로세스의 공동 의장직을 맡을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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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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