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불량 엄벌…미래지향적 자세 칭찬
[뉴스핌=배군득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계열사 사장단과 잇따른 오찬을 이어가면서 '당근과 채찍'의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인재중용과 신상필벌을 원칙으로 하는 '삼성식 성과주의'에서 한발 나아가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활용하며 조직 전체에 역동성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달부터 서초사옥 출근을 재개한 그의 리더십은 일방통행이 아닌 소통과 창의력에 기반을 두고 사장단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장은 지역전문가와 금융계열사, 중건설계열사 등 이달 들어 사장단과 세 번의 오찬을 가졌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과거의 잘못을 질책하기보다는 미래지향적 관점으로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삼성 계열사들이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잇따라 터지는 가운데 질타보다 수용을 우선시한 것이다.
그는 질책할때는 강한 어조와 명확한 기준을 내세우지만 사업 구상에 있어서는 계열사 사장과 현장 분위기를 우선으로 경청하고 칭찬도 아끼지 않고 있다.
17일 가진 중·건설계열사 오찬에서도 이 회장은 이같은 리더십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난해 불거진 방산부품 불량 문제에 대해서는 "원천 차단해야 한다"며 강하게 질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회장은 “지난번 제기된 방산부품 품질 불량이 삼성에서 나왔다는게 안타깝고 부끄럽다”며 “품질 불량은 근원부터 차단해야 한다. 그래도 결과가 잘못되면 엄벌해야 한다”고 사장단을 강하게 꾸짓었다.
하지만 이어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테크윈 등 계열사별로 발표한 사업전략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회장은 “(건설계열사들이) 방향을 잘 잡았다. 국내에서 안주하지 말고 글로벌 기업으로 커가야 한다”며 “최고의 인재가 있다면 최고의 대우를 해서 과감하게 모셔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품질과 안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발전, 에너지 관련 기술은 무엇보다 품질과 안전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반복된 경각심을 불어넣은 것이다.
이 회장은 “삼성이 만든 제품은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며 “앞으로 20~30년을 가도 문제가 없다는 그런 평판을 얻도록 하는게 바람”이라고 품질을 각별히 챙겼다.
이 회장은 올해 초 삼성 신년하례식에서도 젊은 인재 등용과 소통, 창의력 등을 강조했다. 또 미국 소비가전전시회(CES)에서는 "정신차리지 않으면 뒤처진다"고 말하며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매질할 뜻을 내비쳤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예전에는 삼성이 1등을 쫒는 상황이었다면 이제는 1등을 지키는 시대가 왔다”며 “회장님도 삼성의 위상이 올라선 만큼 미래지향적 리더십을 갖춰 소통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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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