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 경제계 전문가패널 2차 설문조사
[뉴스핌=최주은 기자] 4·11 총선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대한민국의 미래, 특히 앞으로 4년간 국민들의 민의를 대변할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이 시점에 우리나라 경제전문가들은 어떤 정치,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온라인경제전문지 뉴스핌은 19대 총선을 맞아 우리나라 경제계를 대표하는 증권과 펀드, 부동산, 산업계, 학계(대학·연구소)의 전문가패널 50명을 대상으로 정치·경제 현안을 총괄하는 설문조사를 매주 실시한다. 한국 사회 발전을 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대안을 제시하자는 취지에서다.<편집자주>
우리나라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에서 각 당이 내놓은 재벌개혁 가운데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대‧중소기업간 불공정 하도급거래 근절’을 꼽았다. 총 40명의 응답자 중 12명(30%)이 대‧중소기업간 불공정 하도급거래가 근절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뉴스핌이 19대 총선을 맞아 대한민국 경제계를 대표하는 증권과 펀드, 부동산, 산업계, 학계(대학·연구소)의 전문가패널 50명을 대상으로 지난 21일~22일 이틀간 2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2차 설문은 정치 현안보다는 경제 정책을 중심으로 각 당의 공약과 정책에 초점을 맞춰 문항을 구성했다.
재벌개혁 중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근절도 응답자 중 11명(28%)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보였고, 출자총액제한제도 재도입은 5명(13%), 순환출자금지 3명(8%), 금산분리 강화 3명(8%),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대한 제도 보완 2명(5%) 순으로 집계됐다. 잘 모른다는 답은 3명(8%)이었으며, 재벌개혁 자체를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특이한 점은 증권업계 종사자들은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하도급거래가 근절돼야 한다는 데 9명 가운데 5명(56%)이 응답했고, 계열사 일감몰아주기가 금지돼야 한다는 데는 펀드업계 응답자 9명 가운데 5명(56%)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시장의 반재벌정서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 증권애널리스트는 “대기업이 분야를 막론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것 역시 자기식구 챙기기의 일환”이라며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 비정규직, 구체적 대안 제시한 새누리당 공약 ‘선호’
주요 정당들은 비정규직에 대한 문제점 인식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었으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한 나름의 공약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내용은 대동소이했으나 경제전문가들은 비교적 구체적이고 실현가능성이 커 보이는 당의 공약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2015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으며 민주통합당은 2017년까지 전체임금노동자의 50%인 비정규직 비율을 25~30%로 감축하고 정규직 대비 50%이하인 비정규직 임금을 80%까지 인상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자유선진당은 공공부문의 청소용역 외주 정규직화 및 간병 등 사회서비스 분야의 공단 신설 등을 제시했다. 통합진보당은 2017년까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과 사용사유제한 법제화 및 고용안정세 도입 등을 통해 비정규직을 25%까지 감축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절반 이상의 전문가 패널들은 새누리당 13명(33%)과 민주통합당 10명(25%)의 비정규직 공약을 지지했다. 다음으로는 통합진보당 7명(18%), 잘모름과 무응답이 각각 6명(15%), 1명(3%) 순으로 나타났다.
산업분야 관계자는 “새누리당의 공약은 공공부문이라는 전제가 있어 비교적 실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의 공약을 지지하는 부동산 업계 패널은 “구체적인 방안이 잘 명시돼 있다”며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의지가 있어 보여 민주통합당의 공약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또 여야는 청년층 일자리 확보를 목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기업의 청년 고용을 의무화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같이 청년층 일자리 확보를 위해 정부가 기업 고용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데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비슷하게 나뉘었다. 정부의 기업 고용 참여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의견은 20명(51%)이었으며,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19명(48%)이 선택했다.
이 가운데 ‘대체로 긍정적’을 꼽은 패널이 17명(43%)으로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패널도 적지 않다. 구체적으로는 ‘대체로 부정적’ 13명(33%), ‘매우 부정적’ 7명(18%), 매우 긍정적 2명(5%), 무응답 1명(3%) 순으로 나타났다.
산업계의 한 패널은 “자율 경쟁 시대에 기업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지나친 정부 간섭은 지양해야 하지 않나”는 의견을 내놨다.
◆신용카드 수수료율 정부 개입…업권별 온도차 극명
민생안정을 목적으로 정부가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패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패널들은 신용카드 수수료율 개정안이 18대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정부가 신용카드사의 수수료율을 실질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 상황에 대해 24명(55%)은 긍정적, 16명(41%)은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정부가 신용카드사의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14명(35%)이 ‘정당하다’, 8명(20%)이 ‘매우 정당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9명(23%)은 ‘부당하다’, 7명(18%)은 ‘매우 부당하다’고 답변했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도 2명(5%)이 나왔다.
이 가운데 증권패널 9명 중 4명(44%)은 ‘정당하다’에 응답한 반면, 펀드패널 9명 중 4명(44%)은 ‘부당하다’고 답해 분야별로 각기 다른 견해를 보였다. 산업계에서는 ‘매우 정당하다’로 답한 패널이 7명 가운데 4명(57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개입해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지 않지만, 신용카드사의 일방적 수수료율 책정에는 과거부터 문제를 인식해 왔다”며 “수수료율 책정에 있어 통제할 기구나 관리가 없다면 지금처럼 대기업에 낮은 요율을, 중소기업엔 높은 요율을 적용하는 등 비합리한 구조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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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