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를 규제할 감독당국 역시 금융회사 등에 금감원 출신 인사를 줄줄이 쏟아내고 있어 입이 있어도 바른소리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외환은행은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7명을 새로 선임했다. 이 가운데 논란이 일고 있는 인물은 천진석, 김주성, 방영민 사외이사.
천 이사의 경우 하나대투증권과 충청하나은행 대표를 지낸 인물. 이에 경영 전반을 감시할 사외이사로 부적격하다는 것이 노조측 주장이다.
김 이사 역시 하나은행과 하나금융 사외이사를 지낸 바 있고, 방 이사도 윤용로 외환은행장과 재경부와 금감위 시절 같이 근무하며 친분인사로 분류된다.
외환은행 노조측은 "10여년간 하나금융그룹에서 사외이사를 지낸 사람을 외환은행 사외이사로 재선임한 것은 임기를 최대 5년으로 제한한 '지배구조 모범규준' 취지와도 어긋난다"며 "이같은 친분인사로 어떻게 경영감시를 제대로 할 수 있겠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다음주 주총을 앞둔 KB금융 역시 사외이사 후보로 올라온 황건호, 이영남, 조재목씨 등을 두고 안팎으로 반발이 커지는 상황이다.
황 이사후보에 대해선 금융투자협회장 4연임에 도전하다 업계와 노조 반발로 쫓겨난 인물인데다 전 금투협 회장이자 현 금투협 고문이 KB투자증권 등 회원사의 지주회사인 KB금융 사외이사로 오는 자체가 향후 이해상충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반발 이유다.
이영남 후보 역시 이씨가 대표로 있는 이지디지털이 9년 연속 자본잠식인 회사로 경영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점, 선진국민연대 출신인 조재목씨의 경우 회장 선임과정과 불법대출 연루 의혹이 있다는 점 등이 사외이사 연임 반대 이유로 꼽히고 있다.
KB금융노조는 지난 9일 KB금융지주측이 정기주총 안건으로 상정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 중 황건호, 이영남, 조재목씨 등 3인에 대해 반대하는 주주 의결권을 모집하기 위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신고'를 금융위원회에 접수하기도 했다.
금융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한 마디로 웃기는 상황"이라며 "솔선수범해서 개혁의 모습을 보여야할 금감원부터 금융회사로 낙하산 인사를 줄줄이 보내는 상황이니 어느 은행에서 제대로된 사외이사나 감사를 선임하겠냐"고 꼬집었다.
앞서 금감원은 최근 새롭게 출범한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에 금감원 출신 이장영 전 부원장을 보낸데 이어 농협은행 상근감사위원에는 이용찬 전 금감원 국장을, 농협생명 상근감사에도 이상덕 전 금감원 실장 출신을 보내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