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강화되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했다. 주요 20개국(G20)이 유로존 주변국 지원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 데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 경계감이 높아졌다.
유럽 시장에서는 주변국과 독일 국채가 동반 상승했다. 무디스의 그리스 디폴트 경고와 빠른 해법이 없다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발언이 독일 국채 ‘사자’를 부추긴 동시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저리대출(LTRO)를 앞두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역시 오름세를 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bp 하락한 1.93%를 나타냈고, 30년물 수익률도 5bp 떨어진 3.05%에 거래됐다. 2년물과 5년물은 각각 2bp 내린 0;29%와 4bp 하락한 0.85%를 기록했다.
G20 재무장관은 유럽 주변국 지원을 위한 국제통화기금(IMF) 재원 확충에 나서기 앞서 유로존이 보다 적극적인 방화벽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CRT 캐피탈 그룹의 이안 린젠 국채 전략가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유로존 부채위기 해소를 위한 답이 나오지 않은 데 따라 국채가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국제 유가 상승도 국채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회복 조짐을 보이는 민간 소비가 다시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국채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오는 29일 시행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저리대출(LTRO)의 규모에 대해서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이날 이탈리아의 2년물 국채 수익률은 15bp 떨어진 2.685를 나타냈다. 장중 수익률은 2.63%까지 밀리면서 지난해 4월 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페인 2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9bp 떨어진 2.51%에 거래됐다.
이탈리아는 87억 5000만 유로 규모 184일 만기 국채를 지난 2010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인 1.202%에 발행, 유통시장에서 국채 가격 상승에 힘을 실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6bp 내린 1.82%를 나타냈다. 반면 그리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사상 최고치인 36.52%까지 오른 후 34.77%를 기록, 54bp 상승했다.
라보뱅크 인터내셔널의 리처드 맥과이어 전략가는 “ECB의 대출이 상당 규모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고, 이 자금이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매입에 투입될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며 “여기에 이탈리아의 성공적인 국채 발행도 주변국 국채 수익률을 끌어내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