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열 파괴, 사상 최초 외부 인사 부총재보 선임
- 차기 경제원구원장도 외부 공모로 채울 계획
- “견제와 균형 무너졌다”, 직원들 부글부글
[뉴스핌=김민정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부총재부터 국·실장까지 파격 인사가 한은은 물론 금융권 내에서도 뒷말을 낳고 있다.
이성태 전 총재 시절 핵심 인사들을 몰아내고 김 총재 사람들로 채우려는 무리한 인사이자 조직 장악욕이 반영된 것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박사학위가 없는 국장급들이 대거 밀려난 점도 특징이다.
◆ 김준일 원장 부총재보로 선임되면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겸직
이번 인사의 핵심은 김준일 경제연구원장이 부총재보로 임명된 것이다. 부총재보가 외부 출신이 임명된 것은 한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원장은 김 총재와 지난 2010년 말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맺은 인연으로 한은 경제연구원장 및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임명됐고, 1년여 만에 부총재보에 오르게 됐다. 김 원장은 부총재보에 내정되면서 경제연구원장직과 겸임하던 수석 이코노미스트 직도 함께 가져왔다.
한은 관계자는 “김준일 원장이 경제연구원장으로 부임하면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겸임했는데 경제연구원장이 반드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겸임하게 돼 있던 것은 아니다”면서 “경제연구원장은 다시 공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한 CEO는 “일본 중앙은행도 총재가 대장성 출신이면 부총재는 중앙은행 출신으로 하는 철저한 견제와 균형을 지키는 게 오랜 전통이었는데 김중수 총재는 그런 것들을 참고하지 않는 듯 하다”고 비판했다.
부총재로 내정된 박원식 부총재보는 부총재보들 중에서 가장 나이는 적지만 한은 내부에서 ‘실세’라고 불리던 인물이다. 박원식 부총재 내정자는 지난 1982년 입행해 30년간 통화정책, 금융안정 및 경영관리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는 2008년 4월 비서실장에 임명된 후 2010년 5월 총무국장으로 승진했고 3개월 만에 다시 부총재보에 임명됐다. 그는 다시 1년 반 만에 부총재에 내정되면서 ‘초고속 승진의 전설’로 남게 됐다.
◆ 신설된 경제연구위원職, “실무 경험 많아서? 박사학위 없어서?”
이번 인사를 통해 몇 몇 국장들이 배정된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새로 신설된 직책이다. 학문적 분석능력에다 오랜 실천적 경험을 통한 경륜을 더해 실효성 높은 정책분석 결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책관련 경험이 풍부한 부서장을 연구위원으로 배치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우선 경제연구위원 직에 대한 대우 문제다.
연구위원직은 국장급보다 서열이 낮고, 팀장급보다는 높은 부장 내지 실장급이다. 그런데 이 자리에 현 국장 세 명이 배치됐다.
한은 관계자는 “정책이나 조사연구 관련해 경험이 많은 분들이 연구위원으로 배치됐다”며 “대우에 관해서는 말하기가 어렵지만 팀장급과 국장급 사이 정도”라고 설명했다.
경제연구위원에 대한 대우가 문제가 되면서 경제연구위원으로 배치된 현 국장들이 박사학위가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한은에서 승진을 하려면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 섞인 얘기도 들린다.
과거 이성태 전 총재 시절 두각을 나타내던 국장들이 대거 이곳에 배치됐다는 점도 김중수 총재의 조직 장악욕을 채우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 일으킨다.
한은 노동조합 관계자는 “워낙 파격적인 인사”라며 “부총재보에 대한 인사도 파격적이고 국장급에 대한 인사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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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