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25% 출자제한시 현대重 등도 사정권
[뉴스핌=최영수 기자] 출자총액제한제도가 순자산의 40%를 상한선으로 10대그룹을 대상으로 다시 도입될 경우 출자해소 규모가 가장 큰 그룹은 어디일까. 바로 SK와 한화, 한진그룹이다.
21일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경제개혁연구소가 지난해 4월 기준 총자산이 10조원 이상인 20개 기업집단 836개 계열사 중 331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계열사 매각을 통해 계열분리를 추진중인 금호그룹은 제외됐으며, 2010년 기준 감사보고서가 없는 회사 및 금융사 505개사는 제외됐다.
경제개혁연구소 관계자는 출총제 재도입시 실효성을 갖기위해서는 "자산 10조원 이상(20대)의 재벌그룹에 대해 순자산의 25%를 적용할 경우는 미흡하지만 일부 효과 있을 것"으로 주장했다.
10대그룹에 국한하면서 적용 순자산규모를 40%선으로 기준할 때는 대기업들의 회피수단이 많아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출총제 규제수준따라 최대 9개 그룹 '발목'
분석 결과 10대 재벌의 모든 계열사에 대해 순자산의 40%를 상한선으로 하고, 적용제외 및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을 경우, 출자해소가 필요한 곳은 모두 3곳으로 SK그룹(2조4010억원), 한화그룹(2조651억원), 한진그룹(1조566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또한 10대 재벌에 대해 순자산의 25%를 규제할 경우, 출자해소가 필요한 곳은 4개그룹으로 한화그룹(3조 4002억원), SK그룹(2조8507억원), 현대중공업그룹(2조6842억원), 한진그룹(2조4658억원)의 순으로 조사됐다.
만약 출자제한 대상으로 20대그룹(자산 1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순자산의 40%를 적용할 경우는 SK, 한화, 한진그룹과 함께 현대그룹(3277억원)도 출자해소 대상이 된다.
더불어 20대 그룹(자산 10조원 이상)에 대해 순자산의 25%를 적용할 경우는 LS그룹(2105억원), 동부그룹(1970억원), STX그룹(497억원), 부영그룹(61억원)이 추가된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는 출총제의 적용제외 및 예외 규정을 인정하지 않았을 경우다. 만약 예외규정을 적용할 경우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실질적인 재벌개혁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구소 관계자는 "야당에서 제시한 '10대그룹을 대상으로 출자한도를 순자산의 40% 혹은 25%로 설정하는 방안'은 다양한 회피 수단들이 존재해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한 충분한 대응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자산 10조원 이상(20대)의 재벌그룹에 대해 순자산의 25%를 적용할 경우는 미흡하지만 일부 효과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출총제 효과 제한적…순환출자 금지 검토해야
이처럼 출총제가 부활되더라도 실효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대안들이 함께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안은 ▲순환출자의 금지 ▲독일식 기업집단법 도입 ▲금융회사의 계열분리 청구제 도입 등이 있다. 또한 사후적인 구제수단으로서 ▲이중대표소송제 도입 ▲주주대표소송제와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도의 요건완화 등도 검토할 만하다.
그 동안 집중적으로 논의되지 않았지만 주주총회 활성화를 통해 재벌을 견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대규모 기업인수와 일감몰아주기 등을 이사회 결의안건이 아닌 주주총회 안건으로 조정하고, 주총안건을 주총개최 3~4주 전에 통지토록 하며, 전자투표를 의무화하고,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내역을 사전에 공시하는 방안 등이 있다.
또한 발상을 전환해 출자제한이 아니라 출자증대를 통해 경제력집중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들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현재는 기업인수시 2~30%의 지분만 인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100%의 지분인수를 강제하거나 세제상 유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부분매수 대신 전량매수가 일반화되면 다단계 출자가 억제돼 적은 자본금 출자만으로 여러 계열사를 지배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경제개혁연구소 관계자는 "이런 방법들은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들이 이미 오래 전에 도입해 그 정당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제도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출자증대의 경우 더 많은 출자를 요구하는 것이므로 투자를 저해한다는 비판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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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