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KB금융을 필두로 국내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재선임 이슈가 금융권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만료를 맞는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권 사외이사가 전체 사외이사 수의 절반이 넘는다.
하나금융은 총 8명의 사외이사 전원이 오는 3월 임기만료된다. 지난해 당국의 새로운 모범규준을 가장 먼저 도입하면서 올해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은행측은 설명했다.
이 외에 KB금융도 8명 중 5명의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되고, 우리금융은 7명 중 4명이, 신한지주도 9명 중 4명 사외이사의 임기가 끝난다. 이들 지주회사의 주요 계열사인 4대 은행들 역시 적게는 5명 중 1명, 많게는 6명 중 5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2010년 금융회사 사외이사에 대한 모범규준이 새롭게 정립되면서 연임시 1년 단위로 재선임하도록 바뀌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올해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점은 최근 은행권에서도 우리사주조합을 통한 노조측의 '주주제안'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는 주주제안을 접수한다고 예고한 KB금융 노조가 불씨를 당겼지만 향후 은행권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어 제왕적 경영지배체제를 갖고 있는 사측의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다.
사실 이미 산업권에선 상당수 우리사주를 통한 노조측의 주주제안이 여러차례 있었고, 금융권 역시 은행 말고는 일부 금융회사들에서 제기된 바 있다. M&A 논란이 있던 외환은행이 조합원의 의결권을 위임받기도 했고, 현대증권이 과거 수차례 주주제안을 실시해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기도 했다.
현재 4대 금융지주의 우리사주조합 지분현황을 살펴보면 신한지주의 우리사주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 2010년 말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 당시 3.59%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우리사주 지분 변동사항이 별다르게 없었다는 점에서 금융지주회사로선 신한지주가 가장 높은 우리사주 비중을 갖고 있다.
이 외에 우리금융을 제외하고는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0.91%, 하나금융이 0.71% 수준이다. 아직까지 이들 회사에서 KB금융과 같이 주주제안 혹은 사외이사 직접 추천을 통한 경영감시와 견제에 대한 공감대가 가시화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최근 당국의 방침도 강화되고 있는 만큼 사외이사 스스로 회사에 부담을 줄 정도의 상황은 만들지 않을 것이란 관측만이 흘러나온다.
금융지주측 한 관계자는 "아직 시일이 한달 이상 남아 있어 사외이사 재선임에 대한 이슈가 회사내 큰 상황은 아니다"면서 "다만 최근 당국의 사외이사에 대한 규정이 바뀌면서 최대 5년까지 할 수 있는 자리지만 그 전에 스스로 알아서 그만둬야하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는 감지된다"고 귀띔했다.
한편 KB금융 노조측은 금일 예정이던 주주제안 접수를 다소 미룰 것으로 보인다. 주주제안서 접수를 주총일 6주전에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사안을 좀더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KB금융 노조 관계자는 "2월 10일까지만 접수하면 되기 때문에 그 안에만 하면되고 그 사이 여러가지 검토할 부분들이 있다"며 "은행과 비즈니스 관계가 엮인 국내 기관투자자들 보다는 외국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어필할 계획"이라고 전해왔다. 노조 내부에선 세계 최대의 주총안건 분석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Inc.)를 통한 지원책을 고심중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노조 역시 우리사주조합을 통한 주주권 행사는 자기 권리행사이고 일정부분 의미가 있다"며 "사외이사 추천 등에 대해선 충분히 가능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당국 역시 금융회사 사외이사 선임이나 역할 강화를 위한 입법안을 예고하고 있어 현재 규제위에서 심사중"이라며 "다만 이는 결국 제도보다는 운영의 문제라는 점에서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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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