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전과정 도맡아…장기자금 조달 용이
- 은행이 개발, 소유, 이용, 임대 전 과정 도맡아
- 장기 자금 조달 용이, 부동산경기 침체 돌파구 관심
[뉴스핌=한기진 기자] # 지난 4월 25일 부동산금융의 ‘이정표’가 될 만한 사업인 경기도 하남시 풍산지구 2만7017㎡에 건축연면적 19만8천㎡(건축면적 1만6천174㎡) 규모의 아파트형 공장 '하남 ITECO'의 준공식이 열렸다. 63씨티 빌딩의 1.2배에 달하는 면적으로 사업비 1073억원이 투입됐다.
이 사업은 국내 최초로 시공사를 배제하고 순수 재무적 투자자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직접 개발한 사례로 큰 관심을 받았다. 산업은행, 미래에셋증권, 교직원공제회가 출자한 미래KDB에코시티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그동안 부동산금융 방식은 건설사가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빌딩이나 주택을 짓고, 가계가 이를 구입하는 게 주류였다. 은행 등 금융기관은 부동산 개발에서 한 발짝 뒤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부실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금융의 패러다임에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은행들이 하남 ITECO와 같은 직접 개발 모델을 활발하게 검토하고 있다.
◆ 하나금융 특별팀(TFT) 가동, 부동산PF 대체 모델 개발중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부동산금융 대안 모델 개발 특별팀(TFT)을 만들었다. 하나은행 기업금융그룹을 축으로 계열사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나다올신탁, 하나다올자산운용, 하나대투증권 등이 참여했다.
특별팀은 금융기관이 대출이 아니라 직접 부동산을 개발하고 운영해 수익을 얻는 이른바 ‘순환형’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내년 초 모델을 내놓고 본격적인 영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강신목 하나은행 기업금융그룹 부행장은 “과거는 시공사의 신뢰성을 보고 PF대출하면 분양으로 끝났지만 앞으로는 수익형(순환형)으로 갈 것”이라며 “기존 PF대출 방식이 아니고 소매금융 중심의 상업은행이 아니라 투자금융은행이 활성화돼 자금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 개요를 보면 은행 등 금융기관이 건설, 소유, 이용을 전부 한다는 구조다.
우선 은행 등 금융회사가 직접 장기투자자로 나서 사업성을 분석한다. 그런 다음 건설사를 선택해 빌딩이나 주택을 짓게 한다. 이때 건설사는 기술만 제공할 뿐 분양이나 운영하지는 않는다.
핵심은 금융회사는 가령 1조원짜리 사업에서 1000억원 정도만 자본금으로 투입하고 사업을 담보로 장기 레버리지(차입)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부동산 담보채권을 유동화시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펀드가 설립되고, 가계나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임대해 일정수준의 수익을 정기적으로 얻게 된다.
이 사업 모델의 장점은 자금 공급원을 은행 증권 사모 및 공모 펀드 등으로 다각화할 수 있고 장기로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이 같은 방식의 부동산금융이 활성화돼 있다.
◆ 전통적 부동산금융과 다른 점은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금융은 은행 등 간접금융회사가 주도하고 있다.
건설사는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개발하고 분양해, 여기서 얻은 자금으로 일부를 상환한다. 가계는 건설사가 지은 집을 소유하고 이용하기 위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
이 모델의 원천은 은행 예금으로 한계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예금은 단기로 조달되기 때문에 장기로 대출하기 어렵다. 또 예금보장과 감독기관의 감독으로 담보 대출 외에 다른 방법으로 운용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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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