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우리 기업들이 대만 주식시장에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예탁결제원은 12일 대만의 DR예탁은행인 차이나트러스트 은행(Chinatrust Commercial Bank)과 국내기업의 대만DR(TDR) 발행을 지원하기 위한 원주보관계약을 체결했다.
장해일 예탁결제원 투자서비스본부장과 프랭크쉬(Frank Shih) 차이나트러스트 은행 전무는 이날 대만 차이나트러스트 은행 본사에서 국내기업발행 TDR 원주보관업무의 범위와 책임 등을 포함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 계약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대만에서 DR을 발행해 해외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 반대로 대만기업들도 국내에서 DR을 발행할 수 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현재 1개사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대만시장에서 DR발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만기업 중에서 우리 시장에서 발행을 준비하는 기업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주식예탁증권(DR Depositary Receipts)란 국내에서 발행한 주식(원주)를 대신해 외국에서 발행하는 것으로 원주와 상호전환이 가능하다. 국내 증시에 직접 투자할 수 없는 해외 투자자들이 여기에 투자해 주주와 똑같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과 유로존의 경제위기와 브릭스 국가이 맞물리며 아시아지역이 새로운 자본 공급자로 떠올르고 있다. 국내 발행사들도 홍콩, 상해, 뭄바이 등 새로이 부상하는 시장으로 관심을 넓히고있다.
특히 대만은 지난 2002년부터 외국기업의 TDR 발행을 허용해 지난 10월말 현재 34개사가 TDR 형태로 발행, 상장했다. 34개사는 중국 본토기업 외에 일본, 싱가포르,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 등의 상장기업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지역DR 인프라 구축의 첫번째 대상으로 대만을 선택한 이유는 대만의 지역DR 시장이 다른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달해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홍콩, 중국, 일본, 인도 등 지역DR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국내기업이 발행한 해외DR은 총 39개사 45개 종목이지만 모두 미국과 유럽지역의 ADR과 GDR이다.
자사의 주요 수출시장을 대상으로 지역DR 발행을 계획하는 국내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 해외DR의 종류도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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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