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경쟁차 지목에 한국GM '정면응수'
-기아차 “레이의 경쟁자는 스파크”
-한국GM “스파크 다양화하겠다”
[뉴스핌=김기락 기자] '모닝'과 '레이' 등 기아차의 ‘쌍두마차’격 경차 공세에 한국GM 사장도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 내년 국내외산 경차 경쟁이 한층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가 지난달 29일 박스카 형태의 경차 레이를 출시하며 한국GM의 '쉐보레 스파크'를 정조준하자, 마이크 아카몬 한국GM 사장이 같은 경차인 스파크를 다양화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기아차와 한국GM 양사가 레이 출시 후 경차 시장 신경전이 가속되는 분위기다. 양사 모두 경차의 주 수요층이 여성 고객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 이사는 레이 신차발표회에서 레이의 경쟁차로 스파크를 지목했다. 자동차 회사 임원이 공식 석상에서 경쟁사 특정 차종에 대해 말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
서 이사는 “(레이는) 기존 기아차 경차 모닝, 소형차 프라이드와의 간섭 효과가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내부의 차종 보다 (한국GM의) 스파크의 수요를 끌어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닝과 판매 간섭에 대해 일정 부분 인정하지만, 이와 동시에 스파크를 레이의 경쟁 차종으로 정조준한 것이다.
서 이사는 이와 관련, “모닝과 레이는 성격이 틀리다”며, “공간 활용성에서 차이가 있어 수요가 구분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닝 판매량을 유지하면서도 월 5000대 레이를 국내 판매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에 대해 마이크 아카몬 한국GM 사장(사진)은 지난 1일 쉐보레 삼화모터스 개소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가장 판매 대수가 높은 스파크의 플래그십(최상위) 모델을 내년 출시할 것”이라며 “기아차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서 이사가 레이의 경쟁 차종을 스파크로 지목하자, 아카몬 사장은 기아차를 직접 겨냥해 이같이 발표한 것이다.
아카몬 사장은 평소 경쟁사 혹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지 않는 ‘신중파’ 인물이어서 이번 발언에 대한 배경에 관심이 더 집중되고 있다.
아카몬 사장 입장에선 기아차가 레이를 통해 월 4000대 정도의 스파크 시장을 위협하는 것으로 느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모닝 판매량을 유지하면서 레이를 매월 5000대 팔겠다는 것은 스파크 전체 수요를 흡수한다는 의미가 내포됐다”고 설명했다. “스파크 시장을 통째로 삼키겠다는 기아차 계획에 한국GM 아카몬 사장이 발끈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스파크는 내년 미국에서 판매될 글로벌 경차”라며, “스파크 모델을 다양화하고 여성 고객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GM은 내년 스파크 모델 변화와 함께 경차급 CUV(다목적차)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경차급 CUV라면 레이와 승부수를 펼칠 만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이렇게 될 경우 기아차는 모닝과 레이, 한국GM은 스파크와 경차급 CUV를 통해 ‘경차 2:2 단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다만 한국GM이 경차 기준으로 CUV를 만들지 정해진 바 없다.
지난달 기아차는 국내에 모닝 8042대를 판매했다. 올들어 11월까지 10만2340대다. 한국GM은 동기 기준 각각 스파크 4325대, 5만8380대를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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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레이, 사진 우측은 정연국 기아차 부사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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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