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4일 외환은행 인수 가격에 대해 “가격을 깎을 각오로 나섰는데, 나름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 대주주 론스타와 지난 3일 홍콩에서 지분매매계약서(SFA, 매매대금 3조 9156억원)에 서명하고 귀국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서 가격에 대해 이같이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해 11월 25일 최초 계약(4조 6889억원)은 물론 올 7월 8일 있었던 갱신 계약(4조 4059억원)보다 가격을 낮췄기 때문이다. 최초 가격과 비교하면 8900억원 낮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나 사회단체에서는 가격에 대해 먹튀를 조장했다며 여전히 반발이 심하다. 김 회장은 “적절한 가격을 줬다”며 적어도 가격 측면에서 반발이 없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 회장의 근거는 외환은행의 장부가치 대비 인수가격(인수가격/BVPS)이 지금까지 주요 M&A(인수합병) 사례에서 낮다는 데 있다.
이번 인수가격을 장부가와 비교하면 0.93배다. 지난해 첫 계약은 1.13배, 갱신 계약은 1.07배다. 과거 2005년 국민은행이 인수하기로 했을 때는 1.73배, 2007년 HSBC가 추진했을 때는 1.83배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한미은행의 씨티은행 매각 등 국내 은행 평균은 1.75배, 아시아은행들은 2.46배, 유럽 북미은행은 2.46배, 국내 다른 산업은 3.41배다.
현재 외환은행 주가(1일 기준 8290원)보다 높아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웃돈)을 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외환은행 경영권 확보와 시너지 향유 감안시 용인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특히 외환은행 주가가 낮은 것에 대해서는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일반적 하락 효과(-20%)와 지난해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피인수기업 하락 효과(-18%)를 동시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계약 가격 주당 1만1900원은 최초 계약가격(1만4250원) 보다 16.5% 인하한 것으로, 일반적인 하락 효과(-20%)를 대부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다른 인수합병 사례에 비하면 싸다”면서 “론스타도 시간을 끌면 다른 대안이 없다고 밝혀, 나름 성공적이 딜(deal)을 마쳤다”고 했다. 그는 또 “론스타는 주주권이 10%로 제한돼 있어 고액배당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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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