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시장 선점 위한 동거, 합작사 초읽기
[뉴스핌=배군득 기자] 통신업계와 병원이 디지털병원 시장 선점을 위한 짝짓기에 들어갔다. 헬스케어 합작사를 설립하고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의료 시스템 개발에 나선 것이다.
25일 통신 3사와 헬스케어 합작사를 추진 중인 대학병원에 따르면 통신업체의 의료시장 진출과 병원의 해외 판로개척을 위한 협력관계가 합작사로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그동안 의료시장 진출을 모색했지만 전문직종이라는 이유로 번번히 문턱에서 쓴 맛을 봤다. LG유플러스 역시 많은 병원과 헬스케어 제휴를 맺으며 통신 인프라 구축 등을 해왔지만 실제 의료개선 작업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을 연계한 진료 체계가 활성화 되면서 조인트벤처 형식의 합작사 설립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조인트벤처는 둘 이상의 당사자가 공동지배 대상이 되는 경제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만든 계약구성체다.
양측이 조인트벤처에 무게를 두는 것은 사업 전개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아직까지 국내 의료법에서 디지털병원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고 정부 역시 법 개정안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회사나 컨소시엄 형식은 투자에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병원 역시 통신사와 제휴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국내 통신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향후 헬스케어를 동반한 디지털병원의 해외진출도 수월하다는 판단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조사한 국내 U-헬스산업 시장규모는 올해 1조9501억원에서 2012년 2조2576억원, 2013년 2조6163억원, 2014년 3조341억원으로 연평균 15.9%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먼저 가시적 성과를 보인 SK텔레콤은 올해 말까지 서울대병원과 400억원을 투자해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
서울대병원이 50.5%, SK텔레콤이 49.5% 지분을 투자한 이 합작회사는 예방-진단-치료-관리가 연계된 ‘차세대 의료서비스 모델’ 개발에 주력하게 된다.
이번 합작투자는 지난 4월 체결된 ‘헬스케어 ICT사업에 관한 기본협약’을 구체화한 것으로 양측 역량을 공유하고 정기적인 협의를 통해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결과다.
SK텔레콤 하성민 사장은 “그동안 의료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ICT 기반 헬스케어 사업을 준비해 왔다”며 “헬스케어 산업의 새로운 발전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와 명지대병원 역시 1년여에 걸친 협의 끝에 합작사 설립의 윤곽을 잡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 출범 시기와 투자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꾸준한 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합작사 설립 가능성은 높다.
이들은 ‘Hospital 2.0’ 시스템을 구축하고 병원간 정보 교류가 가능한 클라우드 HIS 시스템과 PHR 서비스를 제공, 국내 병원이 총소유비용(TCO)를 낮추고 환자 만족도를 높여 환자 진료 중심으로 집중할 수 있게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 일부 소수 대형 병원은 HIS(Hospital Information System, 병원정보시스템)를 구축해 의료시스템 고도화를 꾀하지만 아직까지 Hospital 1.0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전국 2600여 중대형 병원은 시스템 구축 투자부담과 유지비용 증가 등으로 의료정보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유플러스와 명지대병원이 개발 중인 클라우드 HIS는 이 같은 비용부담을 줄여 중대형 병원 의료시스템 개선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은 “이번에 개발되는 스마트 헬스케어 프로그램들을 전국 의료기관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외 대형병원과도 협업 모델을 발굴해 헬스케어 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T는 연세대학교의료원(세브란스)과 내년 상반기 합작사 설립을 위해 지난 24일 MOU를 체결했다.
향후 설립될 합작사는 스마트 헬스케어(Healthcare) 개발, 스마트 호스피탈(Hospital) 수출, 의료정보화 사업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이와 함께 임상데이터, 개인 생활습관에 따른 건강상태 변화, 유전자 분석 등 각종 의료정보를 DB화하고 이를 지역 1, 2차 의료기관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KT G&E(Global & Enterprise)부문 이상훈 사장은 “의료와 통신 각 분야의 국내 기술을 해외 시장에 동반 진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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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