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대형마트 3사가 일제히 우유가격을 인상하면서 서울우유의 표정이 어둡다. 정작 출고가 인상에 따른 수익 확대는커녕 가격 부담을 더 짊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24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는 이날부터 서울우유 1ℓ의 가격을 일제히 2300원으로 인상했다. 이는 당초 서울우유가 요청한 2350원보다 낮아진 가격이다.
대형마트가 우유 가격인상 폭을 서울우유의 인상안보다 낮춘 것은 농협 하나로마트의 선제적 가격 정책에서 비롯됐다. 지난 19일 농협 하나로마트는 유통마진을 줄여 우유 가격을 7% 인상한 23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농협 하나로마트가 최저가를 제시한 만큼 여기에 따라 가격 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우리도 유통마진을 줄여 2300원의 가격 인상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는 마진 축소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서울우유가 고민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농협 하나로마트가 유통마진 축소를 통해 50원의 가격인상 폭을 낮춘 반면 대형유통 3사는 이 유통마진 축소의 부담을 서울우유에게도 분담시켰기 때문이다.
실제 이마트는 50원의 단가 인하에 대한 부담을 서울우유와 함께 짊어지기로 했다.
서울우유 1ℓ 2300원을 프로모션 비용으로 소화하기로 하고 이 비용을 서울우유와 5:5로 분담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서울우유는 이마트에 1ℓ우유를 납품할 때, 25원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25원의 출고가 인하효과가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롯데마트도 판촉비 절감을 통해 마진축소 분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구체적 비율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마진 축소가 불가피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판촉비 절감을 통해 서울우유 판매 부담을 분담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우유에 따르면 롯데마트와 아직 세부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같은 내용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액수에 대해 협상 중이다.
홈플러스도 2300원의 판매를 확정했지만 이 부담을 어떻게 분담할지는 확정하지 못하고 서울우유와 협상하고 있다.
아직 협상이 끝나지 않았지만 서울우유가 대형마트에 1ℓ우유를 판매하면 판매할수록 손해 보는 상황이 된 셈이다.
서울우유는 최근 원유(原乳) 가격 인상분 138원을 제품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키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이 가격인상분에서도 대형유통업체의 마진축소 비용을 분담하면서 실제 가격인상 효과는 138원 이하가 될 수밖에 없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솔직히 대형마트 납품하면서 힘들어 진 것이 사실”이라며 “협상이 끝나봐야 알게되겠지만 무기한 프로모션도 아니고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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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