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수습용' 한계…위성호 부행장도 불신 커
▲신한은행 서진원 행장 |
[뉴스핌=최영수 기자] 신한은행이 지난해 '신한사태' 이후 조직은 안정됐지만, 차기행장 구도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서진원(61) 행장은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된다. 신한사태에 휘말려 중도에 낙마한 전임 이백순 행장의 임기(3년)를 채우는 조건으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조직 안정'의 사명을 무리없이 감당한 서 행장의 연임을 점치는 이들도 있지만, 새로운 인물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또 지난 4월 위성호(54) 전 신한지주 부사장이 은행 부행장(WM그룹 총괄)으로 선임되면서 한동우 회장이 '친정체제' 구축을 통해 차기 행장으로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내심 연임을 노렸던 서 행장으로서는 위 부행장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따라서 차기 행장 선임이 임박해지면 잠재되어 있던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서 행장과 위 부행장 모두 조직 내에서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데 있다. 서 행장은 '사태 수습용'이라는 꼬리표가 발목을 잡고 있고, 위 부행장은 신한사태 당시 지주사 핵심보직을 맡고 있었다는 점이 불신을 더하고 있다.
◆직원들 '세대교체' 요구 커
서 행장은 1951년 경북 영천 출신으로 계성고와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신한은행 입행한 뒤 인력개발실장과 포항지점장, 인사부장, 개인영업추진본부장,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가 2007년 신한생명 사장을 맡은 바 있다.
2009년 3월 이백순(58) 전 행장이 취임할 당시만 해도 서 행장은 그룹에서 구(舊)세대 인물이었고 소위 잘 나가는 인사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 신한사태 수습에 골몰하던 신한지주 이사회(이사장 전성빈)가 조직의 안정에 최우선을 두면서 행장으로 전격 ‘컴백’했다.
당시 위 부행장을 포함해 하마평에 오르던 유력한 후보들이 많았지만, 이사회가 라응찬 전 회장을 견제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서 행장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 때문에 ‘어부지리’ 인사라는 말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고 참신한 인재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절실하다"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차기 행장에 대해 이같은 요구가 많다"고 전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신한은행 위성호 부행장 |
위 부행장은 58년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인사부 차장과 PB사업부장을 거쳐 신한지주 통합기획팀장, HR팀장, 경영관리담당 상무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위 부행장의 은행 전보에 대해 지주회사와 주요 자회사의 유기적인 업무협력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지주사측의 입장이지만, 한동우 회장이 은행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친정체제'를 구축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신한사태 당시 지주사의 핵심보직을 맡았다는 점과, '고대 인맥'이라는 점에서 직원들의 거부감이 큰 게 사실이다.
신한은행 노조 관계자는 "은행 임원들 중 위성호 부행장에 대한 직원들의 신망이 가장 낮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신한사태 이후 신한은행이 조직의 안정을 되찾았지만, 새로운 리더십을 제시하고 직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보다 본질적인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신한은행이 내년도 차기행장 구도를 놓고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세대교체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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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