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의영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냉각됐던 기업공개(IPO)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8~9월 두 달간 공모 기업이 단 2개사에 그칠 정도로 IPO시장이 부진했지만, 이달에는 청약을 앞두고 있는 기업만 9개사에 이른다. 미국 경기둔화와 유럽 재정위기 등 악재로 주춤했던 공모시장이 다시금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IPO시장 여건이 개선된다기보다는 상장 기한 임박에 '울며 겨자먹기'로 상장을 추진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공모주 청약이 예정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넥솔론, 코스닥시장에서는 로보스타와 YG엔터테인먼트, 케이맥, 한양비에이치이스팩, 테라세미콘, 씨엔플러스, 신흥기계, 시큐브 등 모두 9개사로 나타났다.
먼저 태양광 잉곳·웨이퍼 생산업체인 넥솔론이 5일부터 이틀간 공모주 청약에 들어간다. 우리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주당 희망공모가는 6700~8000원, 공모 자금 규모는 1500억~1800억원이다. 이달 14일 코스피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산업용 로봇 전문업체인 로보스타가 5~6일 공모 청약에 나선다. 공모가는 5800원으로 확정됐으며, 상장 예정일은 이달 17일이다.
아이돌 그룹 빅뱅과 2NE1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이달 21일 상장을 목표로 12~13일 청약을 실시한다. 공모가 밴드는 2만4600~3만2000원이며, 대우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이 외에도 케이맥(13~14일), 한양비에이치이스팩(18~19일), 테라세미콘(20~21일), 씨엔플러스(24~25일), 신흥기계(27~28일), 씨큐브(27~28일) 등이 이달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줄줄이 청약에 나서는 이유는 상장 예비심사 승인 이후 6개월 이내에 상장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청약을 앞둔 기업이 늘어난 것은) 시장 환경이 좋아져서라고 보기 어렵다"며 "발행사 입장에선 1~2년 고생해서 상장을 준비했는데, 대외 환경 영향에 일정을 철회하기가 쉽지 않다. 밸류에이션이 약해지더라도 일정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로 공모시장에 뛰어드려는 기업의 경우에도 시장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관망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IPO 담당자도 "4분기 들어 시장이 좋아졌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라며 "시기가 임박해 있는 곳이 취사 선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한 내에 상장을 마무리 짓지 않으면 다시 예비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주관사도, 기업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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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황의영 기자 (ape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