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토시간 짧고 '들러리론'구설수도 곤혹
[뉴스핌=이강혁 배군득 장순환 기자] 하이닉스반도체 매각과 관련해 채권단이 단독 입찰 후보인 SK텔레콤 외에 다른 희망 기업에게도 입찰을 허용키로 했다. 어떤 기업이 추가로 뛰어들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재계는 추가 입찰 참여 기업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상황에서 뒤늦은 경쟁이 부담이라는 이유에서다. 충분한 검토없이 들러리에 나설 기업이 있겠냐는 게 재계의 시선이다.
21일 외환은행을 포함한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는 "SK뿐 아니라 다른 업체도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추가 인수 희망 기업의 참여기회를 확대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후발 참여 기업에게는 SK와 STX에게 주어졌던 7주간의 예비실사를 부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를 두고 현재 채권단 내부의 논의가 진행 중이다.
채권단의 이 같은 방침에 재계는 추가로 인수 희망 기업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유럽위기 등 글로벌 경제가 하루가 다르게 불투명해지고 있는데다 뒤늦게 뛰어들면 당연히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LOI(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STX가 중도 포기하면서 채권단이 단독 입찰을 곧바로 허용하기는 부담이었을 것"이라며 "오랜 기간 준비해온 기업이면 모를까 시간적으로도 답을 내기 어려운 사안에 덥썩 들러리로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기존 후보 중 하나가 못하겠다고 발을 뺀 상황에서 촉박한 시간에 충분한 검토없이 본입찰에 뛰어들 기업이 있겠냐는 의미다.
현대중공업그룹, 효성그룹, LG그룹, 두산그룹, 동부그룹, 한화그룹 등 재계 주요그룹이 그동안 하이닉스 인수전의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었지만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자 모두 인수의향서 제출에는 나서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의 반응도 재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추가적인 후보를 받는다는 것은 시간적으로도 사실상 어렵다"면서 "채권단의 의도는 추후에 생길 수 있는 시비를 우려하는 것으로, 다른 업체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입찰이 처음도 아니고 어지간한 대기업들은 이미 검토를 다 해봤던 사안"이라면서 "특별하게 바뀐 것이 없기 때문에 SKT의 단독 입찰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한편, 단독 후보가 된 SK텔레콤 내부도 채권단의 추가 인수 기업 참여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하이닉스 인수가 처음 진행되는 것도 아닌데 그동안 하마평에 올랐던 기업 이외에 적격자가 나올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TX가 하이닉스 인수 포기를 결정하면서 단독입찰 참여에 대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며 "현재 하마평에 올랐던 기업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SK텔레콤 내부에서도 단독입찰에 대한 변수에 심사숙고 중"이라며 "단독입찰을 끌고갈지 포기할지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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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