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핌 김홍군 기자]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에 대한 강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종철 한국선주협회장(STX 부회장)은 지난 16일 제주 한화리조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포스코가 1억t에 달하는 물량을 몰아주면, 자체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을 낼 수는 있겠지만, 그게 한계다”며 포스코의 해운업(물류사업) 진출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가화물 수송(2자물류)은 전문성 부족으로 대다수가 실패했다”며 “브라질 발레도 1990년대 해운회사를 만들었다 참혹하게 실패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운업계는 대량화주인 포스코가 이미 해운업에 진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이 대우로지스틱스에 투자했는데 전략적 투자자는 대우인터 한 곳이고, 나머지는 정책금융공사와 농협 등 재무적 투자자들이다”며 “포스코가 대우인터를 통해 대우로지스틱스를 인수하는 걸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최근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대우로지스틱스의 기업회생 사모펀드에 투자, 20.27%의 지분을 확보했다. 대우로지스틱스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해운시황 악화에 따른 자금난으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중소 해운사이다.
포스코는 지난 2009년에도 대우로지스틱스 인수를 시도했지만, 해운업계의 강한 반발과 해운법에서의 진출제한으로 무산된 바 있다.
이 회장은 “포스코는 국내 부족한 철강제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통해 조선, 자동차 등 연관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1차적 사회적 책임이 있는데, 철강 이외에 투자하는 건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또 “LG(범한판토스), 삼성전자(삼성전자로지스틱스), 현대차(글로비스) 등 대기업 대부분이 자가물량 위주로 2자물류 회사를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 만들듯 한다”며 “3자물류 기업의 성장기반이 안된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일본이나 중국은 해운업의 전문성을 인정해서 3자물류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인식변화 없이는 전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물류기업이 나올 수 없다”며 “국내 5대 선사 다 합쳐도, 일본 NYK의 선복량에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선박금융전문기관 설립에 대해서는 “지금 선박금융은 해운업을 하는 나라 중에서 우리나라가 제일 열악할 것”이라며 “보증업무를 주로 하는 선박금융공사가 설립되는 게 낫지 않냐는 게 업계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 하반기 방향성을 잡고, 그 방향을 가지고 주무부처와 공감대를 이뤄내면 내년에는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해기사 인력수급에 대해서는 “전문성 있는 해기인력이 공급이 돼야 하는데, 일반 선원의 채용은 1994년부터 끊겼다. 제대로 수급이 안된다”며 “해양산업 전문인력 공급을 위해 해양대학 정원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STX 부회장으로 하이닉스 인수전을 총괄하고 있는 이 회장은 “다음주 중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며, 다음달로 예정된 최종입찰을 위한 준비상황 및 입찰가 선정방식 등 현안에 대한 STX의 입장발표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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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