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경쟁자, 때로는 협력자로 '위상'정립
[뉴스핌=이강혁 강필성 기자] 최근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군 화제로 오너일가 여성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오너가의 딸들이 직접 사업을 챙기고 나서면서 경영자로서의 면모를 아낌없이 과시하고 나선 것이다.
불과 10여년 전 유통업계의 딸들은 '규수(閨秀)' 이미지 구축에 집중해왔다. 두문분출, 내조에만 집중해야 했던 것에 비교하면 적잖은 변화다. 오너일가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이 적극적으로 장려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현재 유통업계에서 적극적으로 활약하는 여성 오너들은 한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호텔신라 대표이사로 자리매김 한 이부진 사장이 꼽힌다. 이 사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맏딸이다.
이 사장은 호텔신라 전무 시절부터 신라면세점에 루이비통을 입점하는 등 혁혁한 공로를 세운 장본인이다. 최근에는 호텔신라의 비즈니스호텔 약 7개점을 신축, 리모델링하는 등 통큰 경영으로 업계 이슈의 중심이다.
이 사장은 이 외에도 자회사를 통해 빵과 커피를 파는 고급 베이커리 전문점 '아티제'를 운영하는 등 다방면의 사업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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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장선윤 블리스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보수적 이미지가 강한 롯데그룹에서도 여성들의 활약은 돋보인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손녀인 장선윤 블리스 사장이 중심이다.
장 사장은 직접 설립한 식품회사 블리스를 통해 롯데백화점의 베이커리 '포숑'을 위탁 경영하고 있다.
포숑은 프랑스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로 국내에는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을 비롯해 12개 롯데백화점 매장에 10여 년동안 고려당이 위탁경영을 해왔지만 올초 블리제가 운영 계약을 따낸 이후로 본격적인 리모델링에 착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여동생 정유경 부사장도 유통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조선호텔에서 분리된 조선호텔베이커리의 지분 40%를 보유한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은 200년 전통의 프랑스 고품격 베이커리 브랜드인 '달로와요'를 신세계백화점에 들여와 1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달로와요'는 프랑스 전통의 맛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제품으로 유명하다.
그 외에도 오리온의 이화경 사장이 일찌감치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고, 대상그룹 장녀 임세령 대상HS 사장도 외식업체를 경영하면서 능력 검증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유통업계의 여성경영이 오너일가에서 한정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그룹의 영향력을 토대로 '쉬운 길'을 간다는 지적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경영 일선 진출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일가 여성들의 경영 일선 진출은 국내 재계에서 여성들의 지위와 능력을 평가해줬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사건"이라며 "오너일가에서 이같은 인식이 확산되면 향후 여성들의 기업활동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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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