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분야, 감성 리더십 특히 주효
[뉴스핌=이강혁 강필성 기자] 재계, 특히 유통업계의 여성 인재 발굴은 단순한 화두 이상의 필요성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여성 인재 발굴은 요원하다. 인적 자원 개발을 통한 성장의 기회보다는 '뜨거운 감자'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여성의 능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대승적인 담론에는 동의하면서도 남성중심의 기업 구조와 문화가 쉽게 변하지 않는 게 가장 문제다.
사실 유통업계는 타 업종보다 여성 임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수차례 받아왔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주요 유통업계 여성임원은 1%대에 머물렀다. 남자 임원이 99명일 때, 여성임원은 고작 1명 수준이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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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본점. |
사실 유통업계의 얼굴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다. 일선 현장에 여성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임원급에 올라갈수록 현실은 아직 암담하다.
단적으로 6월 기준 롯데쇼핑 백화점 부문의 계약직 포함 남성 직원은 1879명. 이에 비해 여성 직원은 2962명에 달한다. 마트 부문 역시 남성 직원 3684명에 여성 직원은 7575명이 된다.
하지만 여성임원은 오너일가인 신영자 사장을 제외하면 박기정 이사 한명밖에 없다.
신세계도 6월 기준 남자 직원이 890명, 여자 직원이 1942명인데도 불구하고 임원은 이명희 회장, 정유경 부사장을 제외하면 손영선 상무보 한명이다.
이마트 역시 오너일가를 제외하면 1만4251명의 직원 중 여성 임원은 단 한명에 불과하다.
심지어 현대백화점은 남성 직원 812명, 여성직원 277명 중 단 한명의 여성임원도 없다.
그나마 홈플러스가 남성직원 7836명, 여성직원 1만370명 중 조희선 전무, 김인숙 상무 등 2명의 임원을 보유한 정도다.
결국 현실에서 존재하는 '유리천장'은 여성의 승진 의지도 꺾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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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본점. |
최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어느 직위까지 승진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최고경영자'라고 응답한 여성 비율은 22.6%에 그쳤다. 남성(46.2%)의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여성의 기업활동이 위축받는 원인은 '남성 위주의 조직문화'와 '출산·육아 부담'으로 압축된다.
특히 개인의 업무수행 능력보다는 남성위주의 기업구조와 조직문화 등이 여성의 승진을 가로 막는다는 지적도 높다.
여성이 사회생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출산·육아 등의 지원이 활발하지 못한 점은 여성 CEO 탄생의 가장 큰 걸림돌인 셈이다.
물론 유통업계에서도 점차 이같은 인식은 바뀌어가는 과정이다. 여성 직원들을 위해 사내 보육원 설치를 확대해가고, 자녀 육아를 위한 '단축 근무제', '수유실' 등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유통업계 여성 인재들의 발굴과 육성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유통 서비스에 남성보다는 여성의 꼼꼼함, 감수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회사도 많이 바뀌어가는 추세"라며 "사실 남성보다 여성이 서비스업의 감성적인 부분을 더 잘 파악하고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유통업계의 첫 임원이 등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여성임원을 허락하는 기업문화가 생긴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업계 안팎에서 앞으로 여성임원이 보다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종숙 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이건희 회장이 얼마 전 '여성도 사장이 돼야 한다'고 말하면서 여성 임원 진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남성 중심 직장 문화가 바뀌기 위해선 CEO의 인식이 우선 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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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강필성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