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기석 기자] 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반등하며 1070원의 지지력을 확보했다.
유로존의 채무위기 공포에서 벗어나기는 했으나 글로벌 경기위축에 대한 우려감을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74.00원으로 전날보다 2.50원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0원 내린 1069.00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주가 하락과 외국인들의 순매도로 1070원을 회복했다.
이후 장막판까지 국내 및 아시아 주가 하락과 아시아통화 약세 속에서 상승 전환, 추가 상승세를 타며 1074.50원까지 고점을 올린 뒤 1074.00원에서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9.50원 급락한 1062.00원에 출발했으나 이는 은행딜러의 주문미스(Deal-mistake)로 판정돼 주문이 취소됨에 따라 1069.00원으로 개장가가 바뀌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 원/달러 환율 이틀째 반등, 아시아 주가 통화 동반 약세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주가가 혼조로 마감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며 주가는 추가 반등하고 환율도 하락세를 보이는 듯했다.
그렇지만 유로존이나 미국의 재정위기 또는 압박 상황을 고려할 때 글로벌 경기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아시아 금융시장을 지배했다.
한국의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낙폭을 키웠고 외국인 역시 순매수를 하는가 싶더니 순매도로 전환하며 이틀째 시장을 압박했다.
여기에 일본의 닛케이지수를 비롯해 대만의 가권, 홍콩의 항셍, 중국의 상하이 등 아시아 증시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이와 더불어 달러 대비 안전통화로 인식된 엔화를 제외한 대만 싱가폴 등 아시아 통화가 달러대비 약세를 보이며 모두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원/달러 환율도 1070원을 하회하며 하락 출발했으나 장중 상승 반전한 뒤 추가 상승하며 단기고점인 1075원 근처까지 상승폭을 키웠다.
국내 코스피지수는 1860.58로 전날보다 32.09포인트, 1.70% 하락하며 마쳤다. 외국인은 1637억원을 순매도, 다시 이틀째 순매도를 이어갔다.
기관이 프로그램 매매 등으로 3170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 낙폭을 키운 반면, 개인들은 저가 매수에 낚이는 등 6106억원을 순매수하며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 외국인 8월들어 달러선물 적극 순매수, 원화 회피 성향 여전한 듯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원/달러 선물(Futures) 9월물도 1076.50원을 전날보다 3.30원 상승하며 마쳤다.
개장초 1070.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나 주가 하락과 현물환율의 반등 및 상승 전환 속에서 장중 1076.50원까지 고점을 찍기도 했다.
달러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사흘째 순매수하며 급락 이후 환율 상승을 지지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9316계약의 순매수를 기록한 반면 국내 개인을 비롯해 증권선물 은행 투신 보험 종금 등 모든 기관들은 순매도를 보였다.
외국인들의 달러선물 순매수는 지난 6월 이후 환율이 하락하면서 쌓았던 매도포지션을 8월 이후 이른바 '소버린 쇼크'를 계기로 적극 청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선물 리서치팀의 정미영 FX애널리스트는 18일 달러선물 리포트에서 "8월 들어 환율이 상승세로 반전하면서 외국인들이 달러선물 매도포지션을 적극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외국인은 8월에만 약 7만 6000계약의 순매수를 기록, 6월 이후 쌓아왔던 매도포지션을 청산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미영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이 달러선물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아직은 달러 매도(short)-원화 매수(long) 포지션을 설정하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관측했다.
◆ 외국인 주식원화 매도 기조, 환율 1065~1075원대 수급 공방이어갈 듯
특히 유로존이나 미국의 재정위기 우려감이 상존하면서 글로벌 경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나 달러선물 매수의 배경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 면을 보면, 수출업체들의 수출이 여전히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달러 네고 물량이 켜켜히 쌓여 있어 환율 상승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출업체들의 경우 8월중 1096원까지 환율이 치솟았으나 다시 급작스럽게 1070원대로 하락한 바 있어 환율이 상승할 경우 달러를 매도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070원대를 중심으로 1065~1075원선에서 일차 거래선을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이 1065원을 지지해주고 있으며, 1075원의 단기 고점을 저항선으로 1084원대의 120일선이 공간을 만들어주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 주가도 하락하고 외국인도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 통화가 주가와 더불어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역외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1070원 하향 기세를 물리치고 제법 상승폭을 넓혔다"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감이 작용하고 있어 1070원대 지지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한 딜러는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이 쌓이고 있어 환율 상승폭이 제한되는 양상"이라며 "일단 1070원선을 중심으로 거래선을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