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밝힌 '공생 발전'에 대해 재계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그동안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상생협력 방안을 꾸준히 추진했음에도 한차원 더 높은 구체적인 실행안을 내놓아야하는 것 아니냐며 고민하고 있다.
재계는 16일 이 대통령의 '공생 발전'에 대해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으로 화답했다.
전경련, 대한상의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경제계는 공생발전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투자 확대 및 고용 창출에 노력을 다하고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도 적극 앞장설 것"이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주요 대기업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대통령이 강조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 동반성장 등에 더욱 신경쓸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앞서 중소기업, 서민 등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 국민관광상품권ㆍ재래시장상품권ㆍ태안상품권 등 1000억원 어치를 구입해 임직원에게 배포(6월) ▲ 중소기업 R&D 지원을 위한 1000억원 출연(7월) ▲ MRO 업체인 아이마켓코리아 지분 매각(8월) ▲ 미소금융 출연금, 1000억원으로 조기 확대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 또한 조만간 50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기업 육성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 관계자 역시 "이미 투명경영, 사회적 책임경영 등을 실천하고 있다"며 "기존 실행중인 안을 철저히 시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7년부터 보다 강화된 투명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윤리위원회'를 가동하고있다. 이 위원회는 사외이사 5명, 외부자문 2명, 경영진 1명 등으로 구성돼 외부인사가 더 많다.
또 협력업체와 '동반성장협약'을 체결해 실행중이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공정하고 투명한 하도급 거래를 보장하기 위한 ▲ 하도급법 등 관련 법규 준수의지 및 공정거래 원칙 천명 ▲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위한 3대 가이드라인(계약체결/협력회사 선정·운용/하도급거래 내부심의 위원회 설치 및 운용) 도입 ▲ 상생협력을 위한 협력회사 자금 및 기술 등 종합지원 대책 등이다.
현대중공업 그룹과 KCC, 현대해상,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등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을 제외한 범현대가는 이날 국내 최대인 500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키로 했다. 출연금의 상당액은 현대중공업 회장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정몽진 KCC 회장 등 오너들이 내놓은 사재로 채워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계는 불편한 기색도 감추지 않았다.
대기업의 한 임원은 "그동안의 상생 노력에도 불구하고 탐욕경영, 자본의 자유 등을 언급한 것은 결국 더 많이 내놓으란 거 아니냐"며 "대기업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아침 회의에서 언급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할 지 방향을 못잡고 있다"며 "찍히지 않으려면 무언가를 해야하므로 다른 대기업들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거 같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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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