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전남 기반 주류업체 보해양조가 자회사 보해저축은행으로 불거진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신임 경영진 선임을 위한 주총이 연거푸 연기되면서 경영정상화 작업이 표류하고 있다.
게다가 조선기자재업체인 케이프가 주식매집으로 단일 최대 주주로 부상, 경영권 분쟁의 소지마저 안고있어 시장내 관심이 크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후 1시20분 현재 보해양조는 전 거래일대비 4.29%(450원) 하락한 1만5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4월 막걸리 열풍으로 주가가 1만7000원대에서 거래되기도 했지만 이후 저축은행사태, 글로벌 금융위기등의 악재로 현재 주가 1만원선 방어에도 버거운 상태다. 지난 7월1일에는 장중 8200원으로 52주 최저점을 형성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임건우 보해양조 전 회장이 구속되면서 보해저축은행의 최대 주주이자 대표적 향토기업인 보해양조에도 불똥이 튀어 유동성 위기 등 최대 시련에 직면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구속된 임 전 회장은 지난 1~2월 보해저축은행 유상증자 과정에서 어음 양도 방식으로 자금을 끌어들여 보해양조에 420억원 가량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임 전 회장은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160억원을 차명으로 대출받고 보해양조 자금 80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때문일까. 경영이 악화되면서 잇따른 임직원 급여까지 체불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 소식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관측이 팽배하다.
금융감독원과 보해양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보해양조가 보해저축은행 때문에 지난해 290억원 가량의 지분법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보해양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한해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의 수 십배를 자회사의 부실로 잃은 것이다.
지분법손실의 대부분은 영업정지 당한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왔다. 보해양조의 보해저축은행 지분율은 42.08%. 보해양조는 지난해 보해저축은행이 낸 손실 중 보유 지분만큼을 떼서 영업외손실로 반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조선기자재업체인 케이프의 잇따른 보해양조 주식을 매집하며 경영권 분쟁에 휩쌓여 있다. 케이프는 보해양조의 9.87%을 보유하며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케이프는 임시주주총회에 주주 자격으로 참석해 보해양조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의 문제점을 제기할 방침으로 알려져 있다. 보해양조는 지난달 26일 운영자금 마련 목적으로 30억원 규모의 BW를 계열사인 창해에탄올을 대상으로 발행했다.
최근 보해양조는 12일로 예정됐던 임시주주총회를 연기가 업계 일각의 우려를 방증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적지 않다. 보해양조는 연기 사유에 대해선 정관일부 변경, 이사 및 감사 선임'과 관련해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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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