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지서 기자] 국제 대안투자 분석가 협회(CAIA)가 공식적인 한국 지부 설립에 나서면서 헤지펀드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싱가포르와 홍콩에 이어 아시아 시장에서 3번째로 설립되는 CAIA 한국 지부가 국내 헤지펀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 대표적 亞 헤지펀드 시장과 '나란히'
CAIA가 한국에서 지부를 설립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그간 설립된 글로벌 지부들은 회원수 100명 이상인 곳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나 아직 국내 회원수는 40명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6000명이 넘는 회원 중 미국과 유럽 시장에 각각 2500여명, 싱가포르와 홍콩에 각각 5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음을 고려했을 때 한참을 밑도는 수준.
이와 관련해 정삼영 미국 롱아일랜드대 교수는 "9월 진행되는 CAIA 자격 시험에 국내 지원자가 급격히 늘고있어 회원수 100명을 넘기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최근 헤지펀드 도입을 강력히 추진하는 한국의 모습이 CAIA에도 매우 인상적이어서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각국의 CAIA회원수가 그 나라 헤지펀드 산업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다"며 "국내 시장 시장상황 하에서도 대안투자 전문가 육성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기인 만큼 한국 지부가 그에 걸맞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기대감은 CAIA가 글로벌 대안투자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국제파생상품연구소(CISDM)'와 헤지펀드 매니저 등 대안투자 전문가들의 친목모임 성격인 유럽의 '대안투자운용협회(AIMA)'가 공동으로 탄생시킨 조직이란 데서 출발한다.
CISDM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헤지펀드 연구소로서 방대한 양의 전문자료를 가지고 있는데다 AIMA는 전 세계에 걸쳐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구성의 장으로서 역할을 해 내고 있기 때문.
이 두 기관이 만들어낸 CAIA야말로 국내 헤지펀드 시장과 글로벌 시장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으리란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CAIA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A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그간 국내에서 CAIA 회원들의 네트워크가 약했던 점이 매우 아쉬웠다"며 "이번 한국지부 설립이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과 맞물려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B증권사의 한 관계자 역시 "최근들어 증권업계의 CAIA 자격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자격증 준비생부터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대안투자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투협, 역할조율이 관건... 상생(相生)의 길로 가야
CAIA 한국지부의 등장은 금융투자협회에 '조력자'이자 '경쟁자'의 등장과 마찬가지다.
국내 헤지펀드 전문 인력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현재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가 준비중인 60시간 과정의 전문인력 육성 프로그램을 이수해야만 한다.
다만 CAIA 자격증은 헤지펀드를 포함한 부동산, PE 등 전반적인 대안투자영역을 모두 다루고 있어 '금투협 수료증+α'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또한 CAIA의 경우 시험 주관을 담당할 뿐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 과정은 따로 개설하지 않는다. 다만 회원이 된 이후에는 지속적인 교류 차원의 정기 세미나와 정보 교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CAIA의 등장이 금투협 교육과정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현재 금투협이 헤지펀드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업무 능력 배양을 위한 교육으로는 다소 부족할 것"이라며 "CAIA와의 교류를 통해 이에 대한 보완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앞서 언급한 A증권사 관계자는 "금투협이 CAIA와 연계해 교육 과정을 개설하는 것도 인력 프로그램을 더욱 전문적으로 구성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금투협이 준비중인 수료과정과 더불어 CAIA 자격증을 위한 교육 과정을 개설하는 것도 업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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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