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중견 건설사들의 올 하반기 수주 레이스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3년이 넘어가는 건설 부동산시장 침체는 무엇보다 중견 건설사들을 옥죄고 있는 것으로 꼽힌다. 업계 30~100위권의 중견 건설사들은 주택사업이 주전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일부 업체는 비교적 안정적인 토목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하지만 이 마저도 규모가 큰 공공공사의 경우 대형 건설사가 독식하고 있으며, 최저가 낙찰제가 적용돼 수익성도 장담할 수 없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중견건설사들의 수주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시평순위 100위권 내 건설사 중 올 상반기 동안 공공공사 수주를 단 한 건도 하지 못한 업체가 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위권 밖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이 올해 수주목표량도 설정하지 못했으며 상반기 실적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해외수주 부문은 중견 건설사들에겐 '넘사벽' 수준이다. 중견사들로선 대형건설사들의 '협력업체'수준으로 위상이 크게 하락한 상태다.
정부 차원의 독려가 있었던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도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유찰이 계속 이어지면서 현대엠코와 코오롱건설, 한신공영, 삼환기업 등 중견건설사 4개사가 컨소시엄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더욱이 리비아 사태로 촉발된 중동 지역 공사 중단은 대형사들의 협력업체 성격으로 파견돼 있던 중견건설사들의 입지를 더욱 약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 몇몇 업체들은 리비아에 파견됐다 안전 문제로 귀국한 직원들 대부분을 정리해고한 것으로 알려져 기성이 제때 지급되지 않는 해외사업은 중견건설사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견 건설사들은 하반기 사업 수주에 회사의 역량을 모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견건설사들은 그간 될 수 있으면 피해왔던 대형 건설사들과의 경쟁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중견 건설사들이 대형사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사례는 최근의 공공공사 수주에서도 잘나타난다. STX건설은 1000억원 규모 '부산 신항 주간선도로 노반 조성공사'를 수주했으며, 코오롱건설도 동대구 영천 복선전철화 제3공구 노반 신설공사에 이어 5월에는 전북 혁신도시 공공임대 아파트 건설공사, 상주~영덕간 고속국도 건설공사 등을 수주했다.
이밖에 태영건설도 부산 북항대교~동명오거리간 고가 및 지하차도 건설공사와 화성 동탄 택지개발사업 터널공사, 김포한강 상록아파트 건설, 광교신도시 문화복지시설 건립공사 등을 수주했으며, 경남기업과 극동건설도 각각 인천공항철도 연계시설 확충사업 건설공사와 아산 도고·선장 공공하수처리시설 공사 등을 따냈다.
재건축·재개발 등 주택 정비사업 수주는 대형 브랜드를 중시하는 만큼 중견건설사들이 넘보기에는 다소 역부족으로 지적된다. 올 하반기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대한 기대감과 압구정 전략정비구역 계획 등의 호재도 잇따르고 있어 주택 재정비 시공사 수주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비사업 부문은 같은 중견사들끼리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외사업은 아직 협력사 수준밖에 안되지만 이 부문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사업 수주는 20위권의 준대형 건설사들은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15위인 쌍용건설과 17위 경남기업, 19위 현대엠코, 20위 코오롱건설 등은 모두 올상반기 지난해 보다 해외수주 실적을 상향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업계 30위권 건설사들도 해외사업 수주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업계 양극화로 중견건설사는 대형 건설사와의 경쟁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약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이란 건 결국 그동안 출혈경쟁을 하던 중견 건설사들의 슬림화로 이어지는 만큼 구조조정이 가속화 되면 경쟁력을 갖추는 중견 건설사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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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