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유로존의 채무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그리스에 추가로 구제금융을 지원하는데 합의했다.
21일(현지시각) 반 롬푸이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은 성명을 통해 브뤼셀에서 열린 EU 긴급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이 그리스에 1090억 유로 규모의 추가 지원금을 제공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EU 정상들은 이날 회의를 통해 IMF와 함께 지원하는 자금과는 별도로 민간 채권단을 통해 약 500억 유로를 그리스에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에 그리스에 제공되는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의 지원금의 금리는 3.5%~4% 정도로 낮게 책정됐으며 대출 만기 역시 기존 7.5년에서 최소 15년에서 최대 30년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EFSF는 유럽중앙은행(ECB)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2차 채권시장에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에 대한 민간부문의 지원은 자발적인 대출금리 인하와 함께 채권 만기 연장 방식으로 진행될 방침이다.
EU 정상들은 이번 구제금융을 통해 그리스 정부가 GDP의 12%에 해당하는 채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 지원 합의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EU의 지원 합의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소 제거됐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EFSF의 규모와 함께 민간부문의 손실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뉴욕 로젠블라트 증권의 고든 샬롭 이코노미스트는 "언젠가 시장에서 불확실성은 사라지게 마련이며 이는 고무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유럽 일부 국가의 잠재적 디폴트 가능성으로 증시와 외환 시장이 동요했지만, 이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뉴스를 접하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MF 글로벌의 토드 콜빈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결정은 중앙은행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는 납세자와 기업의 돈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번 계획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번 구제안 합의는 그 대상이 그리스라서 가능했던 것이며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나아가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비슷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뉴욕 웨스트팩의 리차드 프라눌로비치 수석 전략가는 "가장 큰 의문점은 EFSF의 규모가 얼마나 더 커질 수 있느냐다"고 언급하며 "마치 비자금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 해결의 열쇠는 EFSF의 규모에 달려 있는데,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 구제자금을 지원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규모가 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