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은행장, 론스타 고배당 찬성 직후 여름 휴가 이유로 해외行
- 배당금 입금된 20일 이후에 귀국, 비난 회피 목적 의혹
[뉴스핌=한기진 기자]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이 여름 휴가를 이유로 이달 초부터 자리를 비우고 있다. 외환은행 대주주 론스타의 납득할 수 없는 고배당에 찬성표를 던지고 곧바로 외유를 떠나자 외환은행 직원들의 부아를 돋우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론스타에만 무려 5000억원 규모의 중간 배당을 승인한 외환은행 이사회가 열린 지난 1일 직후 클레인 행장은 2주간의 휴가를 보내기 위해, 우리나라를 떠났다. 론스타와 영국 런던에서 만난 뒤 다음주에 귀국해 업무에 복귀한다. 귀국시점도 배당금이 통장에 입금된 지난 20일 이후여서 단순한 휴가 목적이 아니라는 의혹까지 낳는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고배당으로 직원들은 물론 외부의 비난이 일고 있어 만류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예정돼 있었다는 이유로 출국했다”고 말했다.
론스타 고배당 승인 직후 그가 외유를 떠나자 국내 정서상 납득할 수 없었던 직원들 사이에서는 “해도 너무한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은행장이지만 이사회 의장이니 론스타의 말만 듣고 은행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직원들을 추슬러야 하는 시기에 출국하자 은행 내부에서 ‘부적절한 일’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노조를 중심으로 직원들이 수개월 동안 하나금융지주의 인수 반대 투쟁을 해오면서 지친 상태여서 비난은 더 크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은행장이지만 외국인의 가치관이 원래 그런지는 몰라도 개인 생각만 하니 직원들은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 그러나 사측 관계자는 "휴가를 떠난 건 맞지만 해외 영업전략회의도 일정에 포함돼 있다"면서 "미주, 유럽과 중동지역 영업전략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클레인 행장의 외유는 국내 다른 은행들의 CEO(최고경영자)들이 은행 업무가 바쁘지 않은 시점을 골라, 그것도 짧은 기간만 갖는 것과 비교해도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이다. 휴가를 가더라도 CEO들의 손에는 비상연락망이 항상 켜져 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경우 지난 2년간 휴가를 반납하기까지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경영자들의 경우 여름 휴가를 반드시 챙기는 성향이 있어 뭐라 지적하기 힘들지만, 외환은행의 경우 시기상 적절하지 않아 직원들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비춰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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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