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4년 만에 참석, '위기극복' 화두에 촉각
[뉴스핌=박영국 기자] 4년 만에 '선진제품 비교전시회'에 참석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 왔던 '부정부패 척결'에 이어 이번엔 임직원들에게 어떤 화두를 던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행사는 18~29일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리며, 삼성 측에 따르면 이 회장은 행사 말미인 다음주 후반께 참석할 예정이다.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는 애플, HP 등 경쟁사 제품들과 자사 제품을 1대 1로 비교하는 행사인 만큼 품질에 대한 '자아비판' 성격이 짙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입에서 나올 화두 또한 품질경영을 강조하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행사의 모태는 1993년 삼성과 일류 기업들의 기술력 차이를 한눈에 파악하기 위해 시작된 '전자부문 수출품 현지 비교평가회의'다. LA의 가전제품 매장을 둘러보다 먼지를 뒤집어쓴 채 구석에 팽개쳐져 있는 삼성 제품들을 보고 충격을 받은 이 회장이 지시해 만든 행사였다.
당시 경쟁사 제품을 샅샅이 뜯어가며 장단점을 비교한 후 "2등 정신을 버리라"고 질타한 이 회장은 그 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발표했고, 이는 삼성전자가 각종 전자제품 및 부품 산업에서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로 이름을 바꾼 이 행사는 매년 개최되다 2005년부터는 격년으로 열리고 있으며, 이 회장은 삼성 특검의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2009년을 빼고 매번 참석할 정도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이 직전에 참석했던 2007년에도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경기 침체와 함께 위기론에 휘말렸고, 이 회장은 당시 행사에서 "위기는 기회다"라는 화두를 던진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는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경쟁사들을 물리치며 위기를 극복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삼성 위기론'이 또다시 대두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 회장의 행사 참석은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이 회장이 2007년 "2010년 정도면 지금 예측하기에는 힘들 정도의 급속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4, 5년 뒤의 큰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예견한 게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회장이 또다시 어떤 화두를 내놓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2007년 '위기는 기회다'라는 발언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자는 수준이었다면, 현재 삼성전자의 상황은 실적 악화와 특허권 분쟁 등 구체적인 위기 상황이 포착되고 있는 만큼 좀 더 강도 높은 메시지가 전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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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