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잇단 분양 실패로 곤란을 겪고 있는 타운하우스 시장이 새로운 교착 상태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가 VVIP 수요층을 노린 세컨하우스와 함께 비인기 브랜드의 저가 타운하우스 공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대형 건설사들의 공급이 본격화된 타운하우스는 수도권 택지지구 내 연립주택부지와 블록형 단독주택지를 중심으로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연립주택부지에서 공동주택형 타운하우스가 공급되며, 블록형 단독주택지에서는 단독형 타운하우스가 공급되고 있는 상태다.
빌라형은 분양가가 다소 낮지만 타운하우스가 강조하는 주거 쾌적성과는 거리가 멀고, 단독형은 프라이버시 보호와 주거 쾌적성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만 분양가가 턱없이 비싼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타운하우스의 공급상황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무엇보다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대단지 아파트에 못지 않은 높은 분양가가 그 이유다. 실제로 용인 등지에서 공급된 단독형 타운하우스의 경우 3.3㎡당 분양가는 2800만원 수준이다. 특히 타운하우스는 큰 주택형으로만 구성돼 있는 만큼 이를 총분양가로 산정하면 20억원에 이르는 게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타운하우스들은 엄청난 분양가 만큼 주거기능은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을 받고 있다. B급 주거지역으로 인식되는 서울 외곽 택지지구에 위치해 있어 고급 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주거 기능은 없다. 물론 주변 녹지는 풍부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일반 아파트에 비해 2~3배는 넘는 분양가가 책정되긴 무리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지난 2007년과 2008년 동탄신도시나 용인 동백지구 인근에 분양된 타운하우스의 경우 대부분이 청약 접수는 '제로 청약률'을 기록했으며, 최근 입주를 시작한 이들 타운하우스 대부분은 입주후 미분양 물량을 팔기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이같은 타운하우스 시장은 최근 들어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를 겪고 있다. 2007년, 2008년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주로 공급된 브랜드 타운하우스는 지난해부터 공급이 거의 사라졌지만 군소 건설사들이 짓는 비브랜드 타운하우스나 도시형 생활주택을 공급하는 전문 디벨로퍼들이 공급하는 세컨하우스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신종 타운하우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보다 분양가다. 브랜드 타운하우스가 터무니없이 끌어올린 분양가를 크게 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총 분양가 절감을 위해 30~40평형대 중형 타운하우스가 선을 보이는 것도 최근 타운하우스의 추세다. 타운하우스는 대부분 1~3인 가구의 은퇴 세대가 주요 고객인 만큼 지나치게 큰 규모의 타운하우스는 오히려 청소 등 관리만 곤란할 경우가 많아 중소형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해인타운하우스의 경우 3.3㎡당 720만원대의 분양가를 책정했다. 물론 택지지구가 아닌 점은 약점으로 지적되지만 용인 기흥구 일대에 공급되는 인기 브랜드 주상복합이 3.3㎡당 2800만원에 이르는 분양가를 책정하는 것을 감안할 때 '중산층 타운하우스'로 손색이 없는 분양가다.
또 남양주시 화도읍 차산리 포레스트빌은 '고급소형 빌라'를 내세우며 1억원대에 타운하우스를 분양하고 있다.
세컨하우스도 공급이 늘고 있다. 세컨하우스가 타운하우스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주 거주 주택이 아닌 만큼 소형이라는 점과 함께 입지여건은 주거편의성보다 주변 자연환경이나 명승지와의 접근성이 더 강조된다는 점이다.
이같은 기능을 가진 세컨하우스로는 용인 남사면에 공급된 돔 하우스 빌리지와 같은 물량이 있다. 이름은 세컨하우스지만 타운하우스와 같이 주요 거주 주택으로 살기에도 충분한 규모를 갖고 있는 세컨하우스들은 발빠르게 분양가만 비싼 브랜드 타운하우스의 인기를 넘어가고 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타운하우스가 브랜드 가치를 내세워 턱없이 높은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10억원을 껑충 뛰어 넘는 분양가의 주택을 쉽게 살 수 있는 VVIP계층은 이미 고가 타운하우스의 공급물량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기존 VVIP계층을 타깃으로 한 고가 타운하우스 대신 중산층을 바라보는 타운하우스를 공급해야하는 만큼 비브랜드 저가 타운하우스 공급이 갈수록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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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