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규제·수익모델 감소 공감 “버티기 힘들다”
[뉴스핌=배군득 기자] 통신업계가 SK텔레콤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든데 대해 공감대를 형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치열한 가입자 확보 경쟁을 펼치며 연일 과열경쟁 양상을 띄던 경쟁업체들이 SK텔레콤의 이번 인수 참가에 대해 이례적인 반응을 보인 것.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 계획은 통신시장이 어느 정도 힘든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 입장이지만 SK텔레콤은 통신업계 자존심”이라며 “이런 기업이 오죽했으면 통신시장과 관계없는 반도체 기업 인수를 추진했겠냐. 이것이 바로 통신업계의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들어서 세차례의 통신요금인하 정책은 업계 생존권을 위협할 정도로 통신산업 위축을 가져왔다는 지적도 내뱉었다.
SK텔레콤이 지난 7년간 연매출 11조~12조에 머물고 있는 것도 통신시장 규제로 인한 수익 모델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최근 2년간 스마트폰 도입으로 SK텔레콤과 경쟁사의 격차가 줄면서 더 이상 통신시장만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KT와 LG유플러스도 통신시장이 신규 가입자보다 번호이동 등 기존 가입자를 유치하는 등 정체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다른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KT의 경우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타진하며 지난 5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데이터센터 설립도 성사시켰다. 이밖에 부동산, 금융, 자동차 시장에 잇따라 진출, 통신 이외의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4세대 이동통신 LTE를 주력 사업으로 내걸었지만 모바일 광고나 대학, 기업을 대상으로 한 통신 인프라 구축도 핵심 사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스스로 통신시장의 한계를 인정한 것”이라며 “정부가 통신시장 활성화보다 규제를 우선한다면 기업 생존권을 위해 통신시장을 포기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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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