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유럽 증시에서의 신규상장(IPO) 직후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등 기능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에 따르면 올해들어 유럽 증시에서는 2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IPO를 통해 조달한 13개 종목 가운데 11개 종목이 초기 상장 가격보다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유럽의 IPO 시장 기능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많은 기업들이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고 하지만 적정 가치보다 낮은 수준으로만 진입이 가능한 실정.
시장 분석업체인 딜로직에 따르면 영국 런던 증시에서는 올해들어 현재까지 IPO 시장에는 162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이는 과거 3개년의 연간 실적보다도 많은 규모다.
BP출신의 토니 헤이워드가 이끄는 발라레스는 전일 22억 달러의 IPO를 성공시켰고 글렌코어도 지난 5월 IPO를 통해 100억 달러의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한 바 있다.
하지만 글렌코어의 IPO 과정은 일부 투자자들의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다.
글렌코어의 IPO는 무려 23개 주관사를 두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객관적인 가치 분석을 제공받기 어려웠다.
또한 글렌코어는 불과 10일 전에 1600페이지에 달하는 전망보고서를 공개해 투자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자료를 검토하기 어려웠다.
현재 수많은 기업들이 IPO 시장에 후보군으로 등록돼 있지만 제대로된 탄탄한 실적 기록과 뚜렷한 사업 전망을 갖춘 기업들은 그다지 많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게는 다시 저렴한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적정 가격보다 디스카운트가 된 가격에 거래되는 종목들이 있다.
예컨대 글렌코어의 주가도 모간스탠리의 매수 지원에도 불구 IPO 이후 8.3% 하락했다. 같은 기간 광산업종은 2.3% 하락한 상황이다.
한편 일부 기관들은 투자은행들이 IPO 가격을 올린다고 주장한다.
투자은행들은 IPO 관련 수수료를 최대로 뽑아내기 위해 기업들의 상장 이후 주가 흐름과는 관계없이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투자은행들은 이 같은 비판에 일부 수긍하는 모습이나 IPO를 통해 투자금액을 회수하는 기회로 삼는 펀드매니저들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투자자들은 거시 경제 지표 불안과 시장 변동성 급증 등으로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시장 밸류에이션에 대한 투자은행들의 책임을 모면하기 어렵다.
한 펀드매니저는 모든 IPO는 회사의 적정가치보다 20% 저평가된 가격에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에 따르면 유럽의 IPO 시장은 742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투자은행들은 가격을 보수적으로 평가해도 충분한 수수료 수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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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