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협 기자] 주택시장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 2008년 말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극도로 침체됐던 지방 분양시장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거침없는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0일 부산 해운대 우동 '해운대 힐스테이트 위브'를 비롯해 인근 양산신도시에 공급했던 반도건설의 '양산 유보라 2차', 우미건설의 '양산 우미린'의 경우 청약 초반부터 지역 수요자는 물론 외부 투자수요까지 흡수하면서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때문에 최근 대다수 건설업체들은 부산을 중심으로 지방시장에서의 공급에 열을 올리고 있는게 현실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이 경쟁적으로 과잉공급되는 수도권 지역에서의 분양은 값비싼 리스크를 안고 달려들어야 하지만 관심이 쏠리고 있는 지방 시장에서 공급은 말 그대로 노다지를 캐는 듯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10일 부산 전통의 주거지로 손꼽히는 동래구 명륜동 일대에 공급한 현대산업개발(대표 박창민)의 경우 견본주택 개관 하루만에 7000여명의 청약대기자들이 쏟아지면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현대산업개발은 높은 프리미엄을 확보하고 있는 '해운대 아이파크' 공급 이후 두번째 분양에 나서고 있는 동래구 '명륜 아이파크'의 견본주택이 개관 1시간여만에 1000여명이 내방객들로 북적거렸고, 이후 주말동안 2만여명의 내방객들이 몰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양금석 남부지사장은 "부산지역은 지난해까지 수요 대비 공급이 크게 부족했던 지역으로 올해 분양에 나선 아파트 단지 대부분이 순위 내 마감이 될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뜨겁다"고 설명했다.
견본주택 개관 첫날부터 순풍에 돛을 달 듯 기분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는 '명륜 아이파크' 아파트는 부산시 동래구 명륜 3구역을 재개발해 들어서며, 지하 3층~지상 28층 20개동 1409가구 규모로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1041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 아파트는 부산지하철 1호선과 4호선 환승역인 동래역과 1호선 명륜역, 4호선 수안역 등 트리플 역세권에 입지하고 있어 향후 최적의 교통여건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을 비롯한 지방 분양시장의 열풍은 주택시장 침체 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떳다방들의 대거 등장으로도 그 열기를 가늠할 수 있다.
불과 2년전만 하더라도 미분양 적체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던 지방시장이 수요자들의 기피대상 1호였던 중대형은 물론 신규 분양물량까지 싹쓸이하다시피 높은 청약률을 보이면서 사라졌던 떳다방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자취를 감췄던 떳다방의 재등장은 그만큼 지방 분양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18일 부산 해운대 우동 '힐스테이트 위브' 견본주택 인근에서 만난 떳다방 업자는 "김포한강신도시 합동분양 현장에서 운영하다 기대치를 미치지 못해 접고 부산으로 내려왔다"면서"부산, 양산 등 지방시장은 전매제한도 짧고 외부 투자수요까지 관심이 높아 부산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이처럼 지방 분양시장이 공급 지역을 망라하고 기록적인 청약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수도권지역 분양시장은 위축된 분위기를 보이면서 양극화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4월 김포한강신도시에 합동분양 형식으로 공급에 나섰던 한라건설, 대우건설, 반도건설의 경우 대규모 물량을 쏟아내며 청약자 몰이에 나섰지만 4.5베이라는 특화된 상품으로 무장한 중견 건설사 반도건설이 초반부터 선전을 하는 동안 브랜드를 앞세운 대우건설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보였고 분양 초반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한라건설은 계약률 47%대를 기록하며 체면을 살렸다.
한 시장 전문가는 "주택시장 약세는 공급량과 분양가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며 "2005년 이후 건설사들의 주택공급이 집중되면서 공급 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는 수도권과 2003년과 2004년 이후 공급량이 거의 없었던 지방 분양시장과의 분양 성적 차이는 수요-공급 원칙면에서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지만 여전히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는 소득과 대비할 때 높다는 의견이 팽배하고 업체들이 분양 이익 극대화를 위해 중대형 평형 위주로 공급하고 있는 한 분양 실적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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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송협 기자 (back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