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안나 기자] 올해 원유시장과 주식시장이 지난 2년간 이어져온 상관관계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높은 연료가 부담에 원유수요가 훼손됨은 물론 글로벌 경제성장에 대한 신뢰까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6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2차 양적완화(QE2)가 조만간 종료될 경우 이 같은 흐름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니콜라스 덴보우 VOC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펀드매니저는 "QE2가 끝나면 상품시장에 대한 자금 유입세가 약화되고 상품시장과 다른 자산군과의 밀접한 상관관계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주가 움직임은 원유 가격의 급격한 흐름을 추종하며 위기가 발생한 직후 급락한 뒤 빠르게 회복하는 형태를 보여왔다.
위기가 발발하기 전 5년 동안 고유가가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원유시장과 주식시장은 반대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위기 후) 정부가 경기침체에서 탈피하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고 통화 완화정책을 실시하면서 투자자들은 원유 같은 상품을 또 하나의 자산군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경기전망이 양호할 경우 원유에 대거 투자한 반면 지정학적 우려 또는 기업이나 지표 관련 악재가 나올 경우 급히 매도세로 돌아서곤 한 것.
따라서 QE2가 끝나면 한동안 이어졌던 이들간 밀접한 상관관계도 끝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현재 원유가격이 크게 뛴 상태라 연료비 부담이 늘고 결국 소비 감소로 이어지며 주가에도 악영향을 주는 패턴이 다시 재개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렌스버그 세퍼즈의 리서치 헤드인 존 하이네스는 "주식투자자들이 원유시장에 거품이 일어 유가가 성장세를 저해하는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피리컬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의 에너지 지출이 6% 이상 늘 경우 소비의 전반적 수준이 타격을 받기 시작하는데, 현재 이 같은 상황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렌스버그의 하이네스는 "고유가는 경제의 다른 부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식시장과 상품시장간) 상관관계가 낮아지며 유가가 오르면 주가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유가가 작년 이 맘 때의 수준에서 약 40% 오른 가운데 이미 수요 위축 조짐도 포착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원유 컨설팅사 페트로매트릭스의 대표 올리버 제이콥은 "미국 에너지부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일일 원유수요는 110만 배럴 감소, 2009년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논평했다.
그는 또 "리비아 공급이 줄어든 만큼 미국의 수요도 위축되었다"며 "이에 따른 파급효과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캘리포니아대의 제임스 해밀턴 경제학 교수는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이 배럴당 유가를 80달러 선으로 가정했을 때보다 1%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며 "주식시장에는 부정적인 소식"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고유가가 실물 경제에 미칠 파장이 곧 가시화될 전망이라 흔히 선행지표로 간주되는 주식시장이 유가 강세에 취약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
HSBC의 매니저인 찰스 모리스는 "상품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경우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며 기업 순익 마진을 압박할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주식시장은 결국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