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장도선 특파원] 미국과 유럽 곡창지대의 가뭄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소맥(밀) 가격은 지난주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고 유럽의 소맥 기준물 선물은 지난 9주 동안 거의 30% 가깝게 치솟았다.
유럽시장의 한 트레이더는 유럽연합 최대 소맥 생산국인 프랑스를 가리켜 "자연이 농사를 도와줘야 한다"면서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작황은 보통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소맥 생산국가들의 비정상적으로 건조하고 무더운 봄 날씨와 미국의 곡창지대인 텍사스, 캔사스, 오클라호마의 극심한 가뭄은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뭄을 연상케 한다.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소맥 생산이 타격을 받으면서 소맥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 바 있다.
지난해 흑해 연안의 가뭄으로 소맥 생산이 타격을 받은 이후 식량 안보는 전세계적 우려로 등장했다. 또 유엔식량기구는 식량가격 인플레이션을 거듭 경고하고 있다.
식량가격 상승은 금년 초 이집트와 튀니지의 정권 붕괴와 아랍권 소요 발생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되기도 한다.
올해 흑해 연안의 소맥 생산이 미국과 유럽의 생산 차질을 일부 보충해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계 여러 나라 정부와 소비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식량공급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네이티식스 AM의 글로벌 자산 매니지먼트 헤드 프랭크 니콜라스는 "러시아의 소맥생산 회복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수요 압력을 완화시켜 소맥 가격의 상승 추세를 제약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전체 상황은 여전히 가뭄과 견조한 경제성장에 지배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세계 3위의 소맥 수출국가였던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곡물 수출을 중단했고 우크라이나는 수출 물량에 쿼터를 설정했다.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수출 중단 및 축소에 따른 공급 부족은 미국과 유럽의 수출 확대로 충당됐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역전됐다. 금년 들어 지금까지 러시아의 작황은 비교적 양호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겨울에 내린 눈이 천천히 녹으면서 봄철에 충분한 수분이 토양에 공급됐다.
국제 곡물 트레이더들은 러시아 정부가 금년 여름 곡물 수출을 점진적으로 재개할 것으로 믿고 있다.
[NewsPim]장도선 기자 (jds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