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유럽 주요은행들이 부실자산을 떨어내면서 헤지펀드와 사모펀드들이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영국과 아일랜드, 독일, 오스트리아,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럽 전역의 은행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어떻게든 처분해 재무상황을 건전화 시켜야만 하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펀드들이 헐값이 된 이들 자산을 삼키려는 모습이다.
은행권 부실 자산은 미국의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대출을 포함해 주택모기지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 유동화 증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헤지펀드 업체인 마라톤 애셋은 최근 이같은 유럽 은행들의 위기 처리 과정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실자산 투자전략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다.
마라톤 측은 최근 영국 로이드 은행을 비롯 일부 유럽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던 미국 상업부동산개발업체의 후순위 채권을 사들였다. 또한 미국 카지노 업체에 대한 독일 은행의 리볼빙 크레딧라인의 지분을 사들이기도 했다.
마라톤 측에 따르면 이들 부실자산은 2500만 달러부터 1억 달러 규모까지 다양하며 액면가의 최고 50% 수준까지 할인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밖에도 포트리스인베스트먼츠나 오크트리캐피탈, 요크캐피탈, 오크지프캐피탈 등이 유럽 은행권 부실자산 인수를 위해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업체인 PWC에 따르면 유럽 은행들은 1조 3000억 유로(약 1조 9000억 달러) 이상의 비핵심 대출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향후 10년 내 현금화한다는 방침이다.
PWC의 리처드 톰슨 파트너는 "이들 자산의 가격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더 많은 거래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부실자산 처리가 수 년 동안 진행되고 있다. 최근 금융위기 하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부실자산 매각을 위해 본사 건물의 거의 전체 층을 할애해 매각물건들을 전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럽 은행들이나 규제당국들은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금융업계가 미국 은행들만큼 큰 타격을 입지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은행들 가운데 많은 수가 이미 무분별한 대출과 투자로 인해 부실해진 자산을 처리하지 못하고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유럽 규제당국들은 자국내 은행들이 이 문제를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을 지적한 바 있지만 지속되고 있는 소버린 채무 위기로 인해 이 분야을 검토할 만한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잠재부실 불안감으로 투자자들이 이들 종목에 등을 돌리고 있어 주가가 하락하고 일부 은행들은 자금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아나캡 파이낸스의 조 지아나모레 관리파트너는 "최근 몇주만에 더 많은 투자기회가 발생하고 있다"며 "커다란 추세가 형성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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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