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우리가 키운다" 함께 믿음경영
-품질경쟁력 높이고 생산성 향상 '구슬땀'
[평택=뉴스핌 이강혁 기자] "노사 서로가 감내하면서 같이 한번 살아보자는 의지가 강합니다. 직원들 모두가 회사는 우리가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예요."
상하이차의 경영권 포기, 법정관리에 따른 구조조정, 노조의 격렬한 시위‥. 한 때 직장폐쇄와 파산위기까지 내몰렸던 쌍용자동차는 이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평택공장 어디서도 과거의 암울했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노조는 회사에, 회사는 노조에 서로 믿음을 가지고 함께 경영에 나서자고 독려하고 있다.
최근 쌍용차 노사는 화합의 모습을 보여줬다. '완전한 경영 정상화'라는 공통 주제에 서로가 실천으로 화답했다. 지난 17일, 올해의 임금협상을 무분규로 조기에 타결한 것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 중 가장 빠른 임금 협상 타결이다. 7만1000원 인상안.
각종 복지가 법정관리 이전 수준으로 환원되고 있지만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에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았고 손을 굳게 맞잡았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18일), 평택공장을 찾았다.
-지난 18일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1팀 직원들이 코란도C 생산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 노사 화합.."새로운 출발의 한 해"
평택공장에 들어서자 투표소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노사가 잠정합의한 올해 임금 협상안에 대해 조합원의 찬반 의사를 묻기 위한 것이다.
공장에서 만난 조합원 유광규 씨는 "회사가 살아야 내가 살고, 가족이 살고, 지역이 산다는 게 여러 직원들의 생각"이라면서 "찬반 투표 역시 무리 없이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 이날 노조는 조합원 2672명(투표율 95.46%) 중 1705명(찬성률 63.81%)의 찬성으로 사측과 잠정합의한 임금협상안을 가결시켰다.
노사는 이와 함께, 투명하고 청렴한 기업문화 창조를 위해 '클린 쌍용 확약문'도 채택했다. 고객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해 나가자는 의미다.
좋은 소식 때문인지, 현장에서 만난 직원들 대부분은 밝은 표정이다.
한 조합원은 "2~3년간 아픔을 딛고 여기까지 달려왔다"면서 "직원들이 예전과는 다르게 회사를 살려보자는 일념으로 가득차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쌍용차는 지난해 전 임직원이 단합된 힘으로 회생절차의 힘겨운 과정을 극복해 냈다.
구조조정, 고통분담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감자와 출자전환, 2281억원에 달하는 유휴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도 개선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해외시장에 출시한 신차 코란도C는 이제, 매달 최대 판매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 2월 국내에도 성공적으로 출시한 이후 주문량이 나날이 늘고 있다.
단적으로 코란도C는 4월 판매 결과, 내수와 수출을 합쳐 월 4000대 이상 판매됐다. 쌍용차 전체적으로는 내수 3980대, 수출 6363대(반조립제품 포함) 등 총 1만 343대를 판매해 두 달 연속 1만대 판매를 이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대주주인 마힌드라&마힌드라와 중장기 발전 모델 구축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면서 "올해는 변화와 혁신, 그리고 도전을 통해 새로운 출발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코란도C 생산라인 가동률 100% 달성
평택공장의 조립 1라인(코란도C), 2라인(체어맨), 3라인(렉스턴,엑티언,카이런)은 모두 풀가동되고 있다. 1교대(8시간)로 운영되는 탓에 늘어난 물량을 맞추느라 화요일과 목요일, 토요일에는 야근과 특근까지 병행하고 있다.
신차가 추가되고 생산량이 더 늘어나면 내년에는 2교대 근무도 가능할 것으로 공장 측은 보고 있다. 공장 관계자는 "생산량이 더 늘면 퇴직한 직원들도 다시 채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란도C의 라인 목표 가동률은 98%이지만, 실제 가동률은 100%(2분30초에 1대)를 달성하고 있다. 공장 내 최고 수준의 대기록이다. |
'SUV 명가 재건'의 중심인 코란도C를 생산하고 있는 조립 1라인을 방문해 보니, 차체에 엔진이 끼워지고 완성차가 되는 동안 직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작업 열기가 한창이다.
이곳은 현재, 라인 목표 가동률 98%에 실제 가동률은 100%(2분30초에 1대)를 달성하고 있다. 공장 내 최고 수준의 대기록이다.
타 회사가 결품이나 장비고장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기본적으로 5% 정도의 가동률 하락을 가정, 95%의 목표 가동률을 수립하는 것에 비교하면 놀랄만한 일이다.
이는 품질에 작은 이상만 있어도 라인이 멈춘다는 점에서 '불량률 제로'에 근접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조립 1라인에서 이달 생산해야할 코란도C는 모두 4030대에 달한다.
때문에 직원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대주주인 마힌드라 관계자들도 평택공장에 오면 반드시 1라인을 찾는다고 한다.
김복수 1라인 팀장은 "코란도C의 가동률 목표는 98%이지만 현재 평균 99.2%, 어제, 그제는 100%를 연속으로 달성했다"면서 "직원 전체가 상당히 고무된 상태로, 한번 해보겠다는 일념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수동 모델을 생산해 유럽과 러시아 등으로 수출을 시작하고, 올해 2월 오토 모델을 국내에 투입하면서 1라인의 코란도C 시간당생산대수는 24대 수준이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카이런 후속인 D200도 혼류생산할 계획이다. 코란도C와 마찬가지로 모노코크 타입인 탓에 플래폼 시스템이나 무인 수송장비 등 신설비를 활용해야 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타 업체와 비교해 규모상으로 조금 적지만 D200이 투입되고 2교대로 운영하면 연간 9만6000대 생산 체제도 가능하다"면서 "품질을 높이면서 생산성을 향상시켜 일본 토요타를 능가하는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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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