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로이터의 칼럼니스트 마틴 허친슨의 개인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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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왕자의 결혼식 이전에 치러졌던 영국 왕실의 과거 두 차례 결혼식이 소비자와 기업의 신뢰도를 개선시킴으로써 논란의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영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 성장국면으로 진입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견해가 있다.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 비용은 약 8200만달러(5000만파운드)로 예상된다. 이는 1981년 찰스 황태자와 다이애나의 결혼식 실제 비용에 비하면 3분의 2 수준이다. 물론 윌리엄과 미들턴의 결혼으로 영국 경제가 부담해야 될 전체 비용은 최대 8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들의 결혼식이 열린 29일이 공휴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왕실 결혼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을 따질 경우 결혼으로 창출되는 경제적 효과도 계산해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왕실에 대한 지지도는 63%로 나타났다. 한 세대 전과 비교하면 낮아진 것이지만 여전히 영국 국민의 다수가 왕실을 지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왕실의 결혼이 왕실에 충성심을 갖고 있는 열성적 소비자들의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과학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역사적으로 이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현재 영국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의 결혼식(1947년)과 찰스 황태자의 결혼식(1981년)이 거행됐을 당시 영국 경제는 깊은 불황을 겪고 있었다.
엘리자베스 2세의 결혼 무렵 영국은 2차대전 이후의 혼란과 극심한 외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결혼식이 있기 전 2년간 영국 경제는 1.9% 수축됐다.
찰스 황태자가 1981년 결혼할 당시의 영국 경제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혼식 이전 2년간 영국 경제 규모는 1.6% 줄어들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황태자의 결혼식이 치러지고 난 뒤 영국 경제는 각기 7년간 연율 3% 넘는 성장을 이룩했다. 2 차례의 왕실 결혼식 이후의 경제적 성장기는 영국이 경제적으로 가장 강력했던 시기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지식인들과 공화주의자들, 그리고 회의론자들은 결혼 의식과 경제성장을 연관지으려는 시도에 코웃음을 칠 것이다. 하지만 월터 베이지핫은 "6000만 국민 다수의 감정이 왕실 결혼으로 고조된 상황에서 긍정적 경제 효과를 느끼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수조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지금까지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만약 미국인들이 윌리엄 왕자와 미들턴의 결혼이 역사상 세번째로 영국 경제를 부흥시키는 현상을 목격한다면 미국이 조지 3세(미국 독립 당시 영국 왕)와 결별한 것을 후회하게 될 지도 모른다.
[NewsPim]장도선 기자 (jds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