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現제도 PF 해결 못해" 공감대
- 은행들 입장차에도 설립 공감대.. “현 제도하에서 PF 해결 못해”
- 캠코의 사후정산방식은 국제회계기준하에서 충당금 늘어, 반대
- 완전한 소유권 매입은 부실 PF채권 제무제표에서 제거, 찬성
- 사업장 관리 전문가 구성 등 공식 출범, 하반기로 넘어갈 수도
[뉴스핌=한기진 배규민 기자]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민간 배드뱅크(Bad Bank)의 재원은 은행들의 출자와 기업어음(CP), 회사채, 외부차입 등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배드뱅크의 PF채권 매입 방식도 소유권을 완전히 인수하는 것으로 모아지고있다. 이는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사후정산방식(환매조건부)과 다른 것. PF 부실채권을 사후정산으로 사들이면 올해부터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은행들의 재무제표에 그대로 남아 대손충당금 증가로 이어져 실적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농협 등 8개 시중은행과 특수은행들로 구성된 특별(테스크포스)팀은 최근 금융감독원과 ‘한 차례’ 회의를 갖고 PF배드뱅크 설립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확한 배드뱅크 출자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재원 조달 방식 등이 논의됐다. 일차적으로 은행들이 출자금을 내 배드뱅크를 설립하고, 배드뱅크의 이름으로 회사채와 보유 자산을 담보로 내걸어 기업어음(CP)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추가적으로 부족한 재원은 외부에서 차입하는 방식도 고려됐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금융당국의 생각처럼 건설사 지원과 PF만기 연장을 제도적으로 해줄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기 때문에 결국 새로운 제도로 배드뱅크가 나온 것”이라며 “아직 실무진에서 구체적인 안을 보고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배드뱅크는 부실 PF채권을 사후정산이 아닌 완전히 소유권을 인수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이 유력하다. 소유권을 넘기면 은행 재무제표에서 완전히 제거되기 때문이다.
만약 6조원대의 저축은행 PF를 사들이는 데 사용한 캠코의 사후정산방식이 채택되면 은행들의 재무제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사후정산방식은 채권금액의 70~80% 수준으로 값을 쳐서 사준 대출채권으로 그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하거나 팔지 못하면 금융회사의 부실자산으로 되돌아 오게 된다. 이는 또 1분기부터 적용되고 있는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과거 손실 경험률을 적용해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단점도 있다.
배드뱅크 선배격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도 부실채권을 완전히 사들이고 있다. 유암코 관계자는 “소유권을 배드뱅크가 갖기 때문에 출자 은행들의 재무제표에 영향을 주지 않고 연결재무제표 대상도 아니다”라며 “사후정산방식으로 사들이면 일종의 차익거래로 IFRS하에서는 은행들의 제무제표에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2분기 중 PF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별팀이 협의를 마치고 전문가 의견까지 들어야 하는 데 일단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PF 특성상 매입한 이후 지속적으로 해당 사업장을 관리해야 하는 업무가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가를 구성하는 것도 힘든 작업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유암코가 설치 필요성이 공론화 된 이후 출범하기 까지 6~7개월이 걸린 점을 들어 PF배드뱅크도 하반기는 돼야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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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한기진 배규민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