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중국 경제는 단기적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고정투자가 더이상 늘어나길 힘들어지면 급격한 둔화 양상을 보이면서 전 세계 경제에 디플레 위험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닥터 둠(Dr. Doom)'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전망했다.
이런 양상을 극복하려면 당장 인플레 압력 억제와 연착륙 시도 뿐 아니라 과잉투자와 저축률 축소 및 가계의 부 증대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루비니 교수는 14일자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논평을 통해 "중국의 제12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을 도입하기 전후로 중국을 방문해 본 결과, 중국 경제의 단기 전망과 중기 전망의 크나큰 대조적인 특징에 대해 더 확신하게 되었다"면서, "중국 정부는 당장 경기 연착륙 뿐 아니라 5개년의 후반부 직면할 경제적 장애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중국이 이번 새로운 경제계획이 단지 계속해서 공공주택과 같은 분야의 투자에 의존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고 이전과 마찬가지로 단지 소비의 비중을 늘리겠다고 약속하는 것에 그친 점에 대해 우려했다.
이보다는 위안화의 빠른 절상과 재정지출의 충분한 규모로의 가계 이전, 세제 개혁 및 국유기업의 민영화, 호구 등록 규제 완화 혹은 금융규제의 완화 등으로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루비니 교수의 충고다.
루비니 교수는 중국은 지난 수십년 동안 주로 수출 주도의 공업화와 통화가치 저평가 등에 의존해 급성장했고, 이는 당연히 높은 기업 설비투자와 가계의 저축률 강화로 귀결되었다고 평가했다.
2008년과 2009년 사이 순수출이 타격을 입자 중국 경제 성장률은 11% 대에서 5%까지 둔화되었는데, 중국 정부의 선택은 고정자산투자 비중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42%에서 47%로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일본이나 독일 그리고 일부 신흥 아시아 국가와 달리 중국은 심각한 경기 침체는 피했지만 오로지 고정투자가 무려 50% 가까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일 따름이다.
루니비 교수는 그 어떤 나라도 GDP의 50%에 달하는 새로운 자본스톡을 재투자하면서 막대한 과잉설비와 무담보여신을 초래하지 않을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의 과잉투자로 텅텅 빈 전시장과 공항, 차가 다니지 않는 고속도로 외에도 고가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과잉, 최근 자동차 판매가 급격히 증가했지만 이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 규모의 자동차 생산능력 그리고 철강, 시멘트 및 여타 제조분야의 과잉설비를 지적했다.
단기적으로는 이 같은 고정자산 투자로 인해 호황이 발생하고 인플레이션이 창출되지만, 결국 과잉설비는 불가피하게 심각한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루비니 교수는 "아마도 2013년 이후에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거 경험으로 보더라도 과잉투자는 결국 금융위기와 혹은 장기간의 저성장으로 귀결된 바 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서 지금 중국은 저축을 줄이고 고정투자를 억제하고 나가가 순수출의 비중도 줄이고 소비를 늘려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한편 루비니 교수는 "중국인들의 저소비 과잉저축이 구조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어려운 점"이라면서 "아마도 과잉투자의 유인을 변화시키는데 20년은 소요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인들의 저축률이 30% 내외로 특별히 주변국보다 높은 것은 아니지만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저축하고 나면 소비할 여력이 너무 작기 때문에, 가계로의 재정지출의 이전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나아가 통화가치 약세로 인한 구매력 약화도 있는 만큼 위안화 평가절상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도 이런 점에서는 도움이 된다고 루비니 교수는 지적했다.
과잉생산 동기를 유발하는 낮은 금리와 마이너스 금리 소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금리 자율화와 임금의 보다 빠른 인상도 필요한 대목으로 짚었다.
나아가 국유기업들의 민영화를 통해 이런 업체의 순익이 가계의 소득으로 이전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루비니 교수는 주장했다.
"2012년 정치 지도부의 교체 때까지 중국 경제는 높은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겠지만 그 비용은 매우 높을 것"이라고 루비니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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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