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등 기업 자금조달 흐름에 대한 과학적 관리 필요
- 금융당국 유관기관 어디서도 정확한 통계 못내
- "예탁원 집계는 국내 CP시장의 50~60% 수준 추정만"
[뉴스핌=홍승훈 기자] LIG건설에 이어 삼부토건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 무작위로 CP(기업어음)를 발행하며 일반 투자자들 손실이 잇따르고 있지만 금융당국과 증권유관기관에선 발행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집계조차 하지 않는 금감원과 은행연합회는 말할 것도 없고, 일부 통계치를 내는 증권예탁결제원과 신평사 등 일부 기관의 경우 통계치가 정확한 수치는 아니라는 게 해당기관과 업계 평가여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CP 부실에 따른 후폭풍이 확산되는 지금, 이런 관리시스템하에서라면 향후 CP시장의 급격히 위축이 불 보듯 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예탁증서를 토대로 CP발행 잔액을 집계하는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월 12일 현재 만료일이 남아있는 국내 총 CP발행 잔액은 82조 8360억원이며 이 중 건설사 CP잔액은 3조 5510억원으로 이 중 'A3'이하는 7453억원 규모다.
전체 CP 잔액은 이달 초(81조 7586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늘었지만 건설사 CP잔액(A3이하)은 8681억원에서 7453억원으로 15%가량 감소했다. 이처럼 건설사 CP발행이 감소한 것은 PF부실에 따른 건설사 CP 논란이 불거지며 시장내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예탁결제원측도 LIG건설 사태 이후 건설사 CP발행이 급감하면서 예탁량도 크게 줄었다고 전해왔다.
문제는 이같은 예탁결제원의 CP 잔액 수치도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기업에서 예탁하는 CP증서를 토대로 작성된 수치여서 이것이 전체 CP규모는 아니다"며 "우리측 집계치는 국내 CP발행 물량의 대략 50~60% 수준일 것이란 추정만 있을 뿐"이라고 털어놨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국내 CP발행 잔액은 82조원가량이 아닌 160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셈이다.
물론 이 외에 한신평정보 등 신용공여정보를 취급하는 기관들이 유료서비스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통계치를 내지는 않고 있다. 발행기업별로 검색 정도가 가능한 수준이다.
키움증권 이화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CP시장이 공시되는 것도 아니고 예탁결제원 정도 말고는 집계가 안되고 있다"며 "지금은 발행기업들 재무제표를 일일이 뒤져서 찾아내거나 신용공여업체에서 유료서비스로 검색하는 정도"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애널리스트는 "유동성 위기를 맞은 건설사 등 국내 기업들이 장기자금 조달에 곤란을 겪자 쉽게 발행이 가능한 CP를 무작위로 발행했고 결국 이를 산 투자자들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 됐는데도 제대로 된 통계조차 없다는 것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기업공시국 관계자는 "기업어음이 유가증권신고서 제출 대상이긴 하지만 자본시장법에 따라 권유 대상자가 50인 이상일 경우에만 투자자보호를 위해 제출토록 돼 있다"며 "하지만 대부분 50인 미만으로 발행되기 때문에 발행 규모나 통계를 잡지 않고 있다"고 발을 뺐다.
은행연합회 신용정보부 관계자도 "집중기관의 역할이기 때문에 정보는 들어오지만 통계를 내진 않고 있으며 일반에 오픈하지도 않는다"며 "정책 또는 감독당국에서 요청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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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