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어 GS 등도 뒤따를 듯…정부달래기?
[뉴스핌=김홍군 기자]국내 정유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이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을 전격 인하하기로 했다. 오는 7일 자정부터 3개월간 SK주유소에서 주유하는 소비자들에게 리터당 100원의 할인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가격을 인하한다.
전국 4400여개 SK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신용카드 종류에 상관없이 리터당 100원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존 신용카드별 할인은 별도로 적용된다.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결제할 경우에는 같은 금액을 OK캐쉬백 포인트로 돌려받게 되고, 이는 현금으로 환급받거나 다음 주유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불안정한 중동 정세로 원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고 일본 지진에 따른 파급효과로 국내 산업계도 비상체제에 돌입하는 등 국민 경제에 부담이 커가고 있는 시점에서 소비자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휘발유와 경유 제품 가격을 할인하기로 결정했다”고 가격인하의 배경을 밝혔다.
고유가에 따른 국가경제와 소비자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의 가격인하라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에 가격인하라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한 것은 고통분담의 차원”이라며,”이는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상승 및 지속성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정부의 압박에 굴복, 가격인하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인하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온 정부에 무조건적인 버티기로 일관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실적에 영향이 큰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내린 것은 정부 달래기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는 기름값 급등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을 등을 업고 정유사들의 가격인하를 강하게 압박해 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기름값이 묘하다´라는 발언을 필두로, 각 경제부처 장관들의 강성 발언들이 이어졌다.
특히,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국제가격과 내수가격의 비대칭성 및 가격결정구조의 투명성에 대한 문제제기에 이어 "정유사들의 원가를 직접 계산해보겠다"는 압력성 발언까지 내놨다.
또 정부는 각 경제부처들과 공정거래위원회를 동원해 정유사의 가격인하를 사실상 종용해 왔던 게 사실이다.
지경부와 기획재정부 등은 석유가격 태스크포스를 꾸려 가격 비대칭성과 석유제품 가격 결정구조를 분석해 곧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정유사의 주유소 관리 문제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한 뒤 최근 그 결과를 업계에 전달하기까지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이 정부와의 사전교감을 통해 휴일인 일요일, 그것도 오후에 가격인하를 전격 발표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인하가 적용되기까지 4일의 여유가 남았음에도 굳이 휴일에 가격인하를 전격적으로 발표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정부와의 사전교감을 통해 시점을 맞춘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가격인하 발표 직후 지경부는 즉각 논평을 내고, 환영의 입장을 나타내는 기민함을 보였다.
국내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SK가 가격인하를 전격 발표함에 따라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나머지 정유사들의 가격인하도 잇따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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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