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것일까.
현대건설 인수전으로 남은 앙금은 해소되는 분위기이지만,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처리 문제는 여전히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10주기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서 현대건설 인수전 이후 첫 만남을 가졌다.
개막식에서 서로 만나 악수를 하며 1시간 가량 전시장을 함께 둘러봤다. 정몽구 회장은 "원래 제수씨랑은 악수하는 것 아닌가"라며 농담을 할 정도로 좋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시회를 둘러보는 내내, 정몽구 회장은 주요 인사들을 안내하며 앞서 걸었다. 현정은 회장은 10여 걸음 뒤에서 범현대가 며느리들과 함께 했다.
때문에 두 회장은 별다른 대화없이 이날 사진전을 마무리했지만 현대건설 인수전의 앙금은 다소 해소된 분위기다.
이날 개막식 직전,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두 분 사이는 이미 화해가 이루어진 것 아니냐"고 말해, 갈등의 실마리를 풀려가고 있음을 암시했다.
현장에서 만난 현대차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도 "두 그룹 간 화해는 이미 서로 좋은 방향으로 얘기된 것 아니냐"며 "가족 행사라는 점도 있고, 선대 회장의 추모 기간이기도 한데 (정몽구 회장, 현정은 회장이) 얼굴 붉히실 일 없다"고 말했다.
다만, 현정은 회장은 현대차그룹과의 화해 여부를 묻는 질문에 특별한 대답없이 특유의 부드러운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이날 사진전은 현대차그룹이 주도한 것이다. 현정은 회장의 참석 여부가 당일 오전까지도 알려지지 않는 등 갈등이 여전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날 현정은 회장이 직접 참석하면서 현장에서는 '정몽구 회장 등 범현대가와 무언가 교감이 있지 않을까'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정몽구 회장은 현정은 회장과 악수를 한 것에 대해 기자들이 '화해한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현대그룹의 경영권 방어와 관련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현대건설 보유 현대상선 지분 7.75%에 대한 처리 문제는 여전히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몽구 회장은 특히, 이 부분과 관련해 지분을 넘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대상선 지분 매각 그런 거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이번 사진전은 고(故)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하는 6가지 테마로 전시된다. 아산의 젊은 시절’, ‘사업보국’, ‘아산과 현대가족’, ‘아산의 꿈’, '대한민국을 위한 앞선 발걸음’, ‘아산의 향기’ 등이다.
개막식에는 정몽구 회장 등 범현대가와 이홍구 전 국무총리, 정병국 문화체육부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주요 인사 120여명이 참석했다.
11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사진전은 3월말까지 범현대 관련사 주요 사업장에서도 동시 진행된다.
정몽구 회장은 "선친께서 기업인으로 활동하시던 시대의 열정과 인간적인 모습을 회상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무한한 존경심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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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