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재환기자] 미국 기업들이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불확실한 경제전망으로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을 자사주 매입외에 사용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자료조사 기관인 트림탭스인베스트먼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24개 회사들이 사들인 자사주 금액은 273억 달러로 2008년 9월 이후 최대 규모다.
올해 자사주 매입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업종은 소비재 및 IT 관련 업종이다. 가장 자사주를 많이 매입한 회사는 인텔로 1월에만 100억 달러 규모를 사들였다. 제약회사인 질리드 사이언시스와 화이자도 지난주에만 50억 달러 어치 자사주를 매입했다.
트림탭스는 "보통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기간에는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 규모가 늘어나기 마련"이 라며 "하지만 이번 분기는 눈에 띄게 자사주 매입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기업들의 총 자사주 매입 규모는 3570억 달러로 전년대비 174%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거나 투자를 늘리지 않고 자사주 매입에만 집중하는 현상에 대해서 불안한 감정을 내비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미국의 500대 대형 상장 기업들의 현금 보유액은 증가하고 있다. 현재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은 총 1조 81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현금보유액이 늘어난 까닭은 기업들이 재고를 줄이고 직원들을 일시적으로 해고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의 칼스턴 스텐디바드 금융 애널리스트는 "적절한 기업인수합병(M&A) 기회가 없다면 자사주 매입은 침체된 경제상황에서 주당순이익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산관리 회사 USAA의 워시프 라티프 매니저는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에도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수순을 밟고 있지 않다"며 "분명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 이외의 현금 활용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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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재환 기자 (butywi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