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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인도, '제2의 중국'될까 - 오화석 인도연구소장

기사입력 : 2011년01월14일 15:32

최종수정 : 1970년01월01일 09:00

[뉴스핌 Newspim]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김영용)의 <KERI컬럼>에 게재된 글로벌경영전략연구원 오화석 인도경제연구소장(이메일 hwaseokoh@naver.com)의 컬럼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11년 새해 벽두 인도가 화두다. 많은 언론들이 인도 특집을 쏟아내고 있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주제는 “인도가 제2의 중국이 될 것인가”이다. 인도경제가 향후 중국처럼 빠른 성장을 지속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이 주제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자주 얘기되고 토론이 될 주제이기에 한 번 살펴보고자 한다.

사람들은 대개 인도와 중국을 비교할 때 평면적 비교를 한다. 어떤 특정한 시점에서 중국과 인도가 어떻게,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우열을 가리고자 한다. 

예를 들어 양국의 국내총생산(GDP), 1인당 국민소득, 발전상, 교육여건 등을 동일한 시점에서 단순 비교한다. 그럴 경우 중국이 우월하다는 당연한 결론에 도달한다. 왜냐하면 2009년 말 기준 중국의 GDP는 인도에 비해 3.8배(4조9,900억 달러: 1조3,100억 달러)이고, 1인당 국민소득은 3.3배(3,735달러 : 1,124달러)나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과 인도를 방문해 보면 발전상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상하이나 베이징 등 중국 대도시와 뉴델리, 뭄바이 등 인도 대도시의 발전상은 천양지차다. 따라서 인도는 중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갖게 된다.


◆ 실질적 시장개방 기간 중국보다 13년이나 뒤져

그러나 이런 판단은 인도로선 억울한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이는 양국 간 개방의 시차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이나 인도경제 모두 해외에 문호를 적극 개방한 이후부터 고속성장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1978년, 인도는 1991년 개방체제로 나아갔다. 중국이 인도보다 그 만큼 앞서 있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현재의 중국과 13년 후의 인도를 비교하는 것이 형평에 맞을 것이다. 13년 후의 인도 GDP는 현재 중국 수준(약 5조 달러)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13년 후가 되더라도 인도의 발전상과 경제 상태는 중국과 상당히 다를 것이다. 두 나라 간 성장방식과 성장전략이 아주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은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일사분란한 산업화를 추진한다. 노동운동, 참정권, 언론 등을 탄압하거나 제약한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브라질 등 후발 산업화 국가는 물론 유럽, 미국 등 선진산업화 국가들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대부분 산업화 국가가 독재 혹은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빠른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 민주화와 산업화 동시 추진… 경제발전 새 모델 될 것

인도는 다르다. 인도는 민주주의를 실천하면서 산업화를 추구한다. 인도처럼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나라는 전례가 없을 정도다.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의 실험이다.

그러면 왜 지금까지 인도와 같은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추진한 성공모델이 없었을까. 그 이유는 독재ㆍ권위주의적 체제 하에서 자원과 노동력의 집중이 훨씬 용이했기 때문이다. 자원과 노동력의 집중은 단기간에 압축성장을 가능케 했다. 

그런 면에서 민주주의는 산업화와 친화력이 적다고 얘기된다. 민주주의란 수많은 이해당사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타협하면서 가야 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인도의 지속적 경제성장을 비관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포스코의 인도 투자지체 사례에서 보듯 실제로 인도는 이해집단들의 반발로 인해 많은 성장잠재력을 깎아먹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최근 고속성장하고 있다. 민주화와 산업화는 양립할 수 없다는 세간의 주장을 비웃으며 ‘세계 경제강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 ITㆍBTㆍ의학 등 지식 서비스산업 경제성장 견인

또한 인도는 성장 방식도 남다르다. 한 국가의 일반적인 경제성장 방식은 제조업 발전을 통해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나 중국의 사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세계 어느 나라든 산업화는 제조업 발전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에 비해 인도는 제조업이 아닌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 의학, 금융 등 지식 서비스산업이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다. 지식서비스 산업은 굴뚝산업처럼 발전상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인도의 발전상이 중국처럼 겉보기에 화려하지 않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어떤 이는 인도경제의 성장잠재력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현재 인도의 고속성장이 외부자금에 의한 단기적 현상이라거나, 뿌리 깊은 카스트제도 때문에 중국처럼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도의 고속성장이 외국인직접투자(FDI) 자금에 의한 단기적 현상이라는 주장의 논거는 이렇다. 1991년 개방 이후 들어온 FDI 자금이 인도경제를 이끄는 주된 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FDI 유입이 지체되거나 빠져나가면 인도경제의 지속 성장은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일면 타당한 지적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주장은 인도 경제성장과 FDI와의 선후관계를 잘못 인식하고 있다. 인도 경제성장과 FDI 유입의 추세를 분석해보면 경제성장이 먼저이고, FDI 유입이 나중임을 알 수 있다. 

즉 인도경제가 빠르게 성장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도로 몰려들고 있다. 유입된 FDI는 다시 인도 경제성장에 촉진제 역할을 한다. 양자가 서로 맞물려 선순환하며 인도경제의 지속성장을 돕고 있는 것이다. 인도는 이제 산업화 초기 단계로 성장세에 탄력을 받은 인도경제는 앞으로도 빠르게 굴러갈 것이다.

인도에 카스트제도가 엄존해 경제가 지속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도 널리 퍼져 있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평등의식으로 무장한 한국, 일본, 중국인에 비해 인도인들은 운명론적인 카스트제도에 얽매여 있기 때문에 지속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인도인과 카스트제도에 대한 이해가 깊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이다. 인도인들에게 돈(Arth)은 카스트제도가 엄존하던 옛날에도 매우 중요했다. 

더구나 카스트제도는 1950년 법적으로 완전 폐지됐다. 카스트제도가 폐지된 지 자그마치 60년이 넘은 것이다. 물론 시골지역에서는 여전히 카스트의 전통이 남아 있지만, 카스트와 비즈니스는 거의 관계가 없다는 것이 통설이다. 

특히 요즘 인도인들에게 최고의 힌두 신(神)은 ‘달러 신’이라고 할 정도다. 그만큼 돈은 인도인들의 정신세계와 현실을 좌우하는 대단히 중요한 가치이고 동력이다. 돈을 위해서라면 자존심도, 종교도, 계급도 팽개칠 만큼 돈의 위력은 막강하다. 인도인들이 운명론적인 카스트의식에 얽매여 있어 향후 경제성장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무지의 소치다.

인도는 ‘제2의 중국’이 될 것인가. 향후 경제성장만 놓고 보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인도의 미래 발전상은 중국과 상당히 다를 것이다. 왜냐하면 인도는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지식산업을 바탕으로 한 중국과 다른 산업화 방식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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