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기자] 롯데그룹 딸들의 그룹 계열사 주식지분과 경영 참여가 본격화되면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딸들의 '행보'에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신 회장의 맏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일가가(家) 그룹계열사 주식을 취득하며 계열분리를 위한 정지 작업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 신영자 사장 일가 신규사업 확장 잇따라
신 사장은 계열사 주식 지분 확보, 사업 확장 등의 방법으로 경영에 적극 관여하는 모습이다.
신 사장은 롯데그룹 내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두루 갖고 있다. 그는 ▲ 롯데건설 3만5157주 0.14% ▲ 롯데기공 13만5308주 4.72% ▲ 롯데리아 22주 0.01% ▲ 롯데물산 528주 0.001% ▲ 롯데상사 1만590주 1.74% ▲ 롯데정보통신 3만주 3.51% ▲ 롯데캐피탈 17만8000주 0.57% ▲ 롯데햄 1만주 0.33% ▲ 롯데후레쉬델리카 35만주 9.31% ▲ 코리아세븐 35만2596주 2.22%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롯데제과의 계열사로 편입된 '시네마통상'의 28.3%로 개인 최대주주다. 신 사장의 딸들인 장혜선 7.6%, 장선윤 5.7%, 장정안 5.7%와 신 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서스식품 회장이 9.4% 등 롯데그룹 로열패밀리가 54.6%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시네마통상'의 주요 사업은 매점운영이다. 멀티플
렉스 영화관에서 매점운영은 통상 관객 한명당 1000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노른자위다. '시네마통상'의 지난해 매출은 관객수 약 2500만명에 200억원을 올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한 신 사장과 딸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블리스'와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도 그룹 계열사 중 하나다.
'블리스'는 그의 딸인 장선윤 호텔롯데 고문이 지분 100%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와인과 과자·빵 등을 제조·수입·판매하는 식품업체로 알려졌다. 장 씨는 지난해 12월 자본금 5억원으로 '블리스'를 세웠다. 이 회사는 롯데그룹 계열사로 추가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신 사장은 자본금 5억원으로 화장품 도 ·소매업체인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을 설립했다. 신 사장은 최대주주로 이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세 딸인 장혜선·선윤·정안씨가 대주주로 참여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룹의 계열사는 아니지만 신 사장의 장남인 장재영씨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가 이목을 끌고 있다. 현재 재영씨는 자신이 임원으로 인쇄업을 하는 '유니엘'과 국내 유명 면세점과 백화점에 명품 수입의류를 도·소매업을 하는 '비엔에프통상'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니엘'은 롯데그룹 계열사의 포장지와 인쇄를 주요 사업으로 1991년 5월 '제영상공'으로 시작해 2003년 3월 상호 변경했다. 현재 상시종업원수는 190여명으로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회사다. 하지만 연간 224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1994년 7월 '새니통상'으로 시작한 '비엔에프통상'은 '유니엘'과 같은 기간에 상호를 변경했다. 이 회사는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에 Camper, SK-Ⅱ, Paul Smith 등 명품 수입의류 도·소매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엔에프통상'은 24명의 종업원으로 연간 374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두 회사는 장재영·혜선·선윤·정안 등 신 사장의 자녀들이 모두 등기이사로 등록돼 연간 총 6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재영씨는 '비엔에프통상'의 90%와 '유니엘'의 83%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 막내딸 신유미 등장...재산분배 작업 '가속'?
신 사장의 자녀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신규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두고 신 사장이 '홀로서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사실 롯데가(家)는 신 회장과 신동빈·동주, 신 사장으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로 이루어져왔다. 그런 가운데 베일에 가려있던 유미씨가 계열사 대주주로 등극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유미씨의 존재가 공시를 통해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최근 호텔롯데 고문직을 맡으면서 재산 분할에도
참여한다는 암시를 주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신 사장 일가의 행보도 이와 무관치않다는 해석이다. 신 회장이 고령인 데다 자녀들 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쌓여 '재산 정리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그룹 안팎의 지적들이 받아들여졌다는 후문이다.
신 회장이 생전에 자식들에게 재산을 고루 나누어 형제끼리의 다툼을 미리 막는 수순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룹 총수 타계 이후 자녀들끼리 벌이는 재산 싸움을 너무나도 잘 아는 까닭에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시네마통상',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 '블리스' 등 신영자 사장이 개인적으로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그룹 사업과는 무관하다"며 "신격호 회장과 특수관계인인 신 사장이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법규상 이 회사가 계열사로 등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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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