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7일 10시 02분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국내외 마켓정보 서비스인 ‘골드클럽’에 송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핌=이강혁 기자] 현대건설 인수에 탄력을 받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대내외적으로 '인수 비전'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그룹과의 갈등이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흐려진 명분찾기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범현대가의 적통찾기에 대한 의지만은 아니라는 뜻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의 한 고위 인사는 6일, "외부에서 태생적 문제로 보는 시선이 있지만, 이는 5조원이 넘는 막대한 인수자금을 들이면서 단순히 치킨게임을 하는 것으로 보겠다는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을 구멍가게로 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인사의 말대로,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려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오히려 현대건설이 그룹의 미래 비전을 위해서는 간절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의 또다른 인사는 "그동안 대형 M&A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으면서 현대건설은 왜 그렇게 목을 매느냐는 일부 시선도 있지만 그만큼 그룹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건설 인수는 백년대계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다.
국내 건설산업 전반적인 침체가 이어지면서 일부에서 "좋은 시절 다 갔다"며 사양(斜陽)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글로벌 비중을 높이고 있는 현대차그룹에게는 오히려 사업 확대를 위한 가장 적합한 것이 건설이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와 철강, 그리고 건설로 이어지는 삼각편대 구도를 갖추게 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이에 따른 금융케파 확대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이에 대한 답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1위의 국내 최고 건설사다. 해외수주실적은 110억 달러에 달한다. 플랜트와 전력 등을 주요상품으로 하면서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4591억원에 이른다. 해외수주도 그동안의 중동 중심에서 벗어나 아프리카 대륙과 중남미 지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프로젝트 시너지 측면에서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안겨줄 수 있는 욕심나는 주체다.
현대차그룹이 재계 서열 2위의 대그룹을 형성하고 있지만 현재의 주력 사업인 자동차가 언제까지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제철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이나, 자동차 내수를 다소 포기하더라도 해외사업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 등도 사실 이런 이유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글로벌 종합 엔지니어링 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현대건설의 해외인지도를 기반으로 차량 판매 확대, 각 계열사 간 시너지 역량 강화 등 재도약을 위한 원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월, 현대건설은 인수하면 자동차와 철강, 그리고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하는 그룹의 3대 핵심 구도를 미래 비전으로 선포한 바 있다.
현대건설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해양, 화공플랜트, 발전 및 담수플랜트 등 3대 핵심사업,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해외원전 등 4대 지속사업, ▲자원개발, 스마트시티 등 5대 녹색사업 등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건설 역량 강화를 위해 엠코를 키우기에는 시간이나 비용이 너무 크고, 자동차 산업도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불확실성이 항상 상존하는 만큼 현대건설 인수는 글로벌 신용도를 높이고, 풍부한 현금창출로 금융적인 이익도 얻을 수 있는 가장 필요한 먹잇감"이라고 말했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에게 현대건설 인수는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의 측면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현대건설 채권단은 7일 중 전체동의절차를 거쳐 오는 13일까지 현대차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부여와 양해각서(MOU) 체결을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경우,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본계약을 거쳐 현대건설 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 뉴스핌 Zero쿠폰 탄생! 명품증권방송 최저가 + 주식매매수수료 무료”
[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