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칼럼니스트 존 폴리의 개인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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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스핌 장도선 특파원] 식료품 가격이 위험 수준까지 상승했다. 지난 2008년과 1974년 세계 각지에서 폭동을 야기시켰던 식량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이미 곳곳에서 재앙의 조짐은 나타났지만 각국 정부들은 아직까지는 식량 위기가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
밀, 옥수수, 쌀과 같은 곡물 가격 상승은 경고 신호다. 유엔의 FAO 식량지수에 따르면 곡물가격은 금년 6월부터 11월까지 26%나 치솟으며 2008년 고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식량가격 상승은 필리핀, 멕시코, 나이제리아, 파키스탄과 같은 가난한 식량 수입국에 큰 타격을 가하고 있다.
덩치가 큰 대부분의 국가들에게 식량 가격은 국내 문제에 속한다. 국가간 무역으로 거래되는 곡물의 양은 전세계 곡물 생산의 12%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 인도, 러시아처럼 자체적으로 곡물을 생산하는 국가의 경우 소비자들은 대개 정부가 정한 가격대에 곡물을 구입한다. 글로벌 마켓 동향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물론 자급자족하는 국가들도 (곡물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경우 외국에서 실제로 수입하는 곡물은 대두(soybean) 밖에 없지만 지금 돼지고기에서 해조류까지 모든 식료품 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냄에 따라 불안한 상황이다.
식량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물론, 2011년 곡물 수요가 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반해 곡물생산은 4% 감소할 전망이다. 그렇지만 곡물 비축량은 전체 소비량의 거의 17%에 달한다. 이는 통상적으로 납득할만한 수준의 재고로 평가된다. 개발도상국들의 식생활 패턴과 인구 추세가 변화되고 있는 것이 다가오는 식량위기의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도 없다.
식량위기의 주된 요인은 돈이 너무 많이 풀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각 국 정부들은 경기회복을 위해 통화량을 크게 늘렸다. 이는 두 가지 부작용을 초래했다.
첫째, 투자자들이 경제적 헤지 수단으로 원자재(commodities)에 대한 노출을 확대했다. 둘째, 저금리로 원자재 비축에 따르는 기회비용이 낮아지면서 식량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금년 한 해 동안 통화량이 거의 20% 가까이 늘어난 중국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식량가격 상승이 실제 위기로 발전될 것이냐는 두 가지 요소에 달려있다. 하나는 근시안적 정책 대응이다. 식량 생산국들은 식량 부족 내지 식량 가격 상승 우려가 제기될 때 식량수출을 금지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지난 2007년 인도는 자국내 상당 규모의 쌀 잉여 비축량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쌀 수출을 금지함으로써 세계 쌀 값이 두 배로 오르는 사태가 초래됐다. 2008년까지 30여개국이 식량 수출을 어떤 형태로든 통제했다.
두번째 요소는 유가다. 유가 상승은 곡물 운송비용을 높인다. 유가가 상승하면 각 국 정부는 곡물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 생산을 장려하게 된다.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에 이를 경우 바이오 연료는 경쟁력을 지니게 된다. 로이터 폴에 따르면 2011년 평균 유가는 84달러로 예상된다.
IMF에 의하면 2008년 식량위기가 빚어질 때까지 세계 옥수수 수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국이 상당량의 옥수수를 바이오 연료 생산에 동원함으로써 세계 옥수수 가격은 70%나 상승했다. 이 같은 식량 가격 왜곡의 피해는 그대로 가난한 국가들에 전가된다.
2011년 식량 폭동이 발생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상황은 아니다.
세계 인구가 늘어나고 가난한 나라들이 경제적으로 잘 살게 되면서 인류는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식량부족에 적응해 가야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감사하게도 인구증가가 지구의 생산능력을 초과하지는 않았다. 정치인들이 냉철하게 판단하고 행동한다면 실제 위기는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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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uters/Newspim] 장도선기자 (jdsmh@newspim.com)